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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문제와 당의 수정안

비정규직과 관련해 가장 뜨거운 문제는 당의 비정규직 입법 수정안에 대한 태도였다.

기간제 고용 사유를 확대하는 수정안은 노동운동의 분열과 혼란을 낳고 있다.

그래서 김인식 정책위의장 후보는 수정안이 처음 제출됐을 때부터 분명하게 비판하며 즉각 철회를 주장해 왔다. 1월 8일 구미 유세 때도 김인식 후보는 정책위의장 후보들에게 이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을 공개 요구했다.

하지만 수정안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뒷통수를 때린 것”이라고 비판한 김광수 최고위원 후보와 김선동 사무총장 후보 정도를 제외하면 모든 후보들이 이 문제에 침묵하고 있다.

수정안에 대해 침묵하면서 “비정규직 철폐 투쟁의 전면화”(이용대 정책위의장 후보)를 말하는 것은 다소 공허하고, “대기업 노동자의 양보도 필요하다”(윤영상 정책위의장 후보)고 말하는 것은 더더욱 부적절하다.

심지어 이해삼 최고위원 후보는 “중앙위원회에서 논의 끝에 2백37명 중 48명 찬성으로 수정안 취소는 부결됐다. 이게 당론이다. 당의 결정에 따르[라]”고 썼다.

하지만 노동계급을 분열시키는 정책이 중앙위에서 다수의 지지를 받았다고 해서 정당화될 수는 없다. 더구나 수정안은 처음부터 당 공식 기구나 비정규직 대표자들과 논의하지도 않고 제출한 것이다. 따라서 후보들은 수정안에 대한 올바른 입장을 내야 한다.

한편, 김광수 후보는 “현실의 객관적인 계급 역관계를 본다면, 비정규 권리보장을 입법화할 수 있지 않고, 오히려 비정규 법 개악 저지를 위해서 총력 집중해야 [한다]”며 두 가지 과제를 대립시켰다.

물론 현재의 힘 관계를 고려했을 때, 당의 비정규직권리보장입법을 조만간 입법화할 가망성은 별로 없다. 그렇다고 해서 ‘개악안 저지’만을 배타적으로 주장하고 권리입법 쟁취를 목표에서 제외하면 당이 비정규직의 권리 보장을 포기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사실, 현 상황의 진정한 핵심은 투쟁 요구 문제가 아니라 투쟁 동력 문제다. 개악안 저지와 나아가 권리입법 쟁취를 위한 진정한 힘은 대중 투쟁에 있다. 이러한 대중 투쟁의 동력은 결코 죽지 않았고 의원단과 활동가들이 모두 참을성 있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되살아날 수 있다.

대중 투쟁 건설에서도 핵심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 건설이다.

반면에, 이용대 후보는 “현대하이스코 투쟁 사례처럼 당을 중심으로 각계각층 역량을 발동하여 비정규직 투쟁을 지원 엄호할 수 있는 사회적 네트워크 구축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현대하이스코는 비정규직의 영웅적 투쟁과 지역 연대가 결합된 사례이지만, 그와 동시에 정규직 연대가 없을 때의 한계를 보여 주기도 했다.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위해 당은, 김인식 후보가 주장하듯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연대하는 강력한 대중 투쟁 건설에 매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