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 사회포럼이 열리는 베네수엘라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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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4일 베네수엘라 총선에서는 예상한 결과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동시에 나왔다. 예상한 대로 친차베스 정당들이 압승을 거뒀다.
한편, 예상치 못한 점으로 투표율이 매우 낮았다. 이것을 두고 부시 정부와 베네수엘라 우파들은 자신들의 선거 보이콧 캠페인이 성공했고, 이번 선거 결과는 정당성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임스 페트라스가 지적했듯이
우파들의 캠페인은 실패했다. 이것은 2002년 쿠데타 실패와 2004년 국민투표 패배보다 파장은 작지만 분명히 우파들이 또 한번 좌절을 겪은 것을 의미한다.
덕분에 차베스는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차베스 개인 이상을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세력균형을 유지하는 데 핵심은 다름 아니라 역동적인 운동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2002년 쿠데타 좌절, 2004년 국민투표 승리, 2005년 선거 승리도 모두 대중이 투쟁의 기세를 계속 이어 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다만, 이런 운동과 차베스 정부의 관계는 다소간 모순이 있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차베스는 체제의 혁명적 전복을 주장하지 않는다. 그는 대중적 분노와 운동의 힘을 이용해서 우파들을 입 다물게 만들고, 개혁에 늘쩍지근한 국가 관료들을 움직이게 만들 압력을 행사해 왔다. 그런 점에서 상당히 성공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이런 운동을 기존 국가 조직을 개혁하는 틀 내에 한정시키려 하고 있다. 미국의 자율주의자인 마이클 앨버트가 한 베네수엘라 관료를 만났을 때, 그는 앨버트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최근 국가가 공장을 인수한 사례들이 대대적으로 홍보되고 있지만, 이들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이런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수는 20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조금씩 잠식해 들어가는 것이 과연 얼마나 현실적인 전략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세계 정세에서 미국 제국주의가 위기에 빠져 있고, 국제 유가가 높고, 국내에서는 베네수엘라 우파들과 국가 관료들이 대중 운동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에 모든 게 순조롭게 풀릴 것이라는 낙관주의가 생겨날 수 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민중이 겪는 일상 현실은 그와는 거리가 있다. 대중은 매일매일 힘들게 투쟁하고 있다. 중앙 정부가 내린 법령이 실제로 현실이 되느냐는 지역 대중이 얼마나 열심히 싸우느냐에 달려 있다.
많은 지방관료들은 이런 투쟁에 우호적이지 않다. 앨버트는
더 큰 문제는 자본주의 국가 기구의 핵심인 무력 기구의 움직임에 있다.
〈민족21〉 1월호에 실린
물론 노동자 투쟁 과정에서 군부를 무력화시키거나 우리편으로 견인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리고 베네수엘라의 경우 최악의 반동 장교들은 대부분 숙청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국가 기본 틀 내에서 군대 기구 전체가 급진적 개혁에 계속 지지를 보내리라 믿는 것은 망상에 불과하다. 그들은 아래로부터 공장 접수 운동 등이 계속 확대되면 분명 흔들리기 시작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아래로부터 투쟁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고, 아무리 지도자의 의도가 좋더라도 단지 자본주의 국가 틀 내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총체적 변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세계사회포럼은 베네수엘라의 대중 운동에 국제적 연대의 인사를 보낼 기회이자, 볼리바르주의 혁명의 전략을 평가하고 진정한 대안이 무엇인지를 토론하고 논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