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여성 억압의 현실
〈노동자 연대〉 구독
1908년 3월 8일 미국 뉴욕시에서 1만 5천 명의 피복 여성노동자들이 작업조건 개선, 아동노동 폐지, 여성의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한 지 거의 한 세기가 지났다.
오늘날 한국 여성들의 삶은 20세기 초 여성들의 삶과는 많이 달라졌다.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2005년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50퍼센트를 넘어섰다.
여성의 초혼 연령이 27.5세로 늦어졌고 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낳는 아이의 수는 평균 1명으로 크게 줄었다.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성의 비율도 13.5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이혼율은 증가 추세다.
2004년 여성의 대학진학률은 80퍼센트에 육박한다.
우리는 공장과 사무실, 대학, 노동조합의 파업 현장과 거리의 반전시위 등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확대됐다고 해서 차별과 억압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매일 행해지는 노동시간의 66퍼센트를 여성이 채우고 있는 반면 여성은 세계 전체 소득의 10퍼센트 그리고 전체 부동산의 1퍼센트만을 소유하고 있으며 세계 빈곤층 13억 인구 가운데 7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은 여전히 남성보다 25∼50퍼센트 더 적은 급여를 받고 있다. 여성노동자의 94퍼센트가 비정규, 비조직 부문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들은 사회적, 법적 보호를 받기 힘들고 또한 노동권 단체들의 지원도 기대하기 힘든 형편에 처해 있다.”(참세상 http://media.jinbo.net/news/view.php?board=news&id=34067)
여성의 경제적 독립은 아직 멀고 험난하다.
한국 여성 노동자들의 70퍼센트가 비정규직이다. 공기업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84.1퍼센트가 앞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희망조차 없이 일하고 있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에게는 퇴직금도, 보험 혜택도, 상여금도 없다.
노무현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제 개악으로 여성노동자들의 바람을 짓밟았다. 뿐만 아니라 생리휴가조차 무급화했다. 노무현은 더 많은 여성들을 비정규직 신세로 떠밀 비정규직 법안 개악을 추진중이다.
여성이 받는 평균 임금은 남성이 받는 임금의 62퍼센트에 불과하다. 여성이 가장인 가구의 빈곤율은 남성가구주 빈곤율의 세 배나 된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가사를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성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이 가사를 전담하는 경우가 압도적(91.4퍼센트)이다.
모성보호법이 있지만 해고의 불안 때문에 육아휴직, 산전후휴가, 생리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 교사 노동자들의 21퍼센트가 유산 경험이 있다.
보육에 대한 사회적 지원도 형편없는 실정이다.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영유아는 전체의 16퍼센트밖에 안 된다. 그 중에 국공립시설은 6.7퍼센트에 불과하다.
여성의 외모는 이제 연애·결혼 등 사생활 영역뿐 아니라 취업·승진 등 사회생활 전반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성적으로 더 매력적인 여성이 되기 위해 많은 여성들이 몸에 집착하고 있다. 다이어트를 하다가 죽거나 외모를 비관해 자살하는 여성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많은 여성들이 이러한 현실에 맞서 투쟁해 왔다.
국제 여성의 날의 진정한 의미는 알렉산드라 콜론타이가 말했듯이 ‘투쟁하는 여성노동자의 날’이다.
1백 년 전 미국 뉴욕시 피복 노동자들은 여성의 선거권 보장과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두려워하지 않고 파업을 벌였다.
1911년 첫 국제 여성의 날 행사에도 3만 명이나 되는 여성들이 모여 가두시위를 벌였다.
최근 한국에서도 교사노동자, 은행노동자, 호텔노동자, 공무원노동자, 병원노동자들과 보험모집인, 캐디, 학습지교사, 반도체조립노동자 등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많은 여성노동자들이 투쟁에 참가하고 있다.
또한 세계에서 많은 여성들이 반전·반자본주의 투쟁에 참가하고 있다. 국제 반전시위에 여성들이 참가하지 않았다면 대중적 반전시위는 불가능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