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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 진정한 사랑을 가로막은 사회의 편견

〈브로크백 마운틴〉
이안 감독

1960년대 이란에서 많은 이들에게 등산은 혁명적 행위의 일부였다. 정치 조직들이 만나서 자신의 행동을 조율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이다. 이란 국왕 샤의 억압적 정권 아래서 이란 북부 산악들은 해방구처럼 느껴졌다.

시대는 같지만 지리적 배경은 미국 서부인 리안의 〈브로크백 마운틴〉은 그러한 의미에서의 자유를 보여 주는 영화다.

애니 프루의 단편소설을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사회의 편견 때문에 좌절된 자유를 찾기 위해 대안적 공간을 찾아 나선 두 남성 동성애자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텍사스 출신의 잭(제이크 길렌할 분)과 와이오밍 출신의 에니스(히스 레저 분)는 빈털터리 목동들이다. 이들은 여름 동안 브로크백 마운틴의 절경에서 양들을 돌보는 일을 하면서 처음 만난다.

외부 세계로부터 고립된 고산지대에서 악천후와 싸우며 그들은 서로 친밀해진다. 그러던 어느 추운 날 모닥불 옆에서 둘은 위스키 한 병을 진탕 마시고 추위를 이기기 위해 한 텐트에서 같이 자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단지 몸을 녹이는 것 이상을 한다. 둘이 격렬한 성관계를 맺으면서 여름 내내 지속되는 열애가 시작된다.

여름이 끝나고 둘은 각자 자기 고향으로 돌아간다. 둘 다 결혼하고 자식을 얻고 정착한다. 4년 뒤 에니스는 잭의 엽서 한 장을 받고, 둘의 관계가 다시 시작된다.

그들은 곧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돌아가 사랑을 다시 불태운다. 그들은 이것을 낚시 여행을 간다고 둘러댄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화사한 풍경은 폐쇄적이고 답답한 가정생활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머리 모양과 기술의 발달은 잭과 에니스의 주변 사회가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들이 사는 소도시는 그러한 외부 사회로부터 단절돼 있다.

따라서 잭과 에니스의 성적 해방은 고립된 사건이다. 그것은 1960년대의 성적 저항과 동떨어져 있다.

두 사람이 서로 상대방에게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보통 직접적이기보다는 암묵적으로 표현된다. 길렌할과 레저는 이것을 설득력 있는 연기로 보여 준다.

잭은 정직하고 단호하다. 하지만 언제나 모자챙 아래 표정을 숨기는 에니스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들키는 것”이 두려워 자신의 감정조차 회피한다. “들키는 것”은 곧 죽음을 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루가 2000년에 단편소설을 쓴 지 1년 뒤 와이오밍에서 한 동성애자 남학생이 구타당해 죽었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주류 사회의 편견과 달리 그들의 고통을 단지 일부 잔인한 개인들의 반동적 세계관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오히려 이 영화는 사회 문제를 거론한다. 두 사람이 서로 얼마나 사랑하든 둘의 결합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의 편협한 사고가 문제임을 지적하고 있다.

번역 김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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