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의 위기 ― 병사들의 반전 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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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지지율이 34퍼센트까지 떨어지고 많은 이들이 닉슨의 망령을 떠올리는 와중에도 부시 정부와 그 지지자들은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이라크 전쟁은 베트남 전쟁의 반복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나는 2003년 2·15 때 대규모 반전 시위가 있었지만, 그 뒤의 시위는 베트남 전쟁 당시의 시위들보다 훨씬 작았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베트남 전쟁 때와 달리 대량의 미군 사상자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병사들 사이에서 당시와 같은 광범한 불만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분명, 대중 시위의 강렬함은 아직 베트남 전쟁 반대 운동의 절정기인 1970년대 초반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지난해 신디 시핸이 전국적 초점이 되고, 30만 명 이상이 참가한 9·24 시위 이후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
물론 부시는 계속 “이라크에서 힘들게 싸우고 있는 군인들을 배신”할 수 없다고 말해 왔다. 병사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는 증거들이 몇몇 있었지만, 부시는 대다수 병사들은 열심히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드러났다. 최근 미국 여론 조사 기관인 조그비는 미국 국방부의 방해 책동에도 불구하고 9백44명의 이라크 주둔 미군 병사들을 상대로 여론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는 병사들 사이에서 반전 정서가 광범하게 퍼져 있음을 보여 줬다.
먼저, 병사들은 부시가 얘기한 이라크 전쟁 목적을 믿지 않는다. 최근 부시는 “아랍 세계의 모범이 될 민주주의를 건설”하기 위해 이라크를 침략했다고 말했지만, 병사들의 4분의 3은 그것이 미국이 이라크에 개입한 “가장 중요한” 또는 “주된” 이유가 아니라고 답했다.
애초에 전쟁을 정당화한 근거인 대량살상무기 제거가 “가장 중요한” 또는 “주된” 이유라고 생각하는 병사들은 5퍼센트도 되지 않았고, 90퍼센트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병사들이 최대한 빨리 점령을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무려 71퍼센트가 일년 안에, 51퍼센트가 6개월 안에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군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 3월 19일에 미국 전역에서 반전 시위가 있을 것이고, 일부 이라크전 참전 군인들이 시위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앞서 여론 조사가 보여 주는 병사들의 불만 수준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대중 행동은 더 많은 병사들이 직접적으로 전쟁에 반대하도록 고무할 것이다. 그래도 부시는 베트남 전쟁의 악몽이 자신과는 상관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