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울산 1공장을 점거한 지 20일째인 오늘(12월 4일), 현대차 사측은 폭력적으로 점거 농성장 침탈을 시도했다.
아침 일찍부터 사측은 관리자와 용역 깡패를 대규모로 동원해 침탈을 시작했다. 사설경비업체에서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용역깡패들은 헬멧과 방패로 무장했고, 공장 밖에는 수많은 경찰이 진을 치고 있었다. 2천 명에 이르는 관리자와 용역 깡패가 대기하고 있었다.
현대차 정문 앞에는 2.5톤 트럭 1대, 경찰차 1대, 형사 사복조 차량 6대, 소방차 1대, 구급차 1대, 경찰병력 2개 중대, 버스 8대 등이 배치됐다.
사측은 특수 제작된 장비를 부착한 포크레인을 동원해 1공장 3층 벽면과 유리창을 부수며 건물 해체를 시도했다. CCTV와 물대포를 장착한 크레인도 동원했다. 용산 참사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컨테이너도 준비했다.
또 사측은 두 곳의 통로를 제외하고 1공장 모든 출입구를 봉쇄했고 1층 창문도 고정해, 모든 퇴로를 차단했다.
공장 안에 노동자 수백 명이 있는데도, 사측은 이들의 안전과 생명은 아랑곳하지 않고 중장비로 무자비하게 건물을 해체하려 했다.
비정규직 농성자 30여 명은 깨진 창문에 매달리며 ‘인간 방패’로 나섰다. 노동자들은 “차라리 나를 찍어라” 하고 외치며 사측의 침탈 시도에 온몸으로 저항했다.
하지만 악랄한 사측은 얼굴을 내밀며 저항하는 조합원 바로 옆까지 포크레인에 장착된 쇠덩이로 내리쳤다.
이경훈 지부장을 비롯해 정규직 대의원들이 사측에 강력히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정규직 대의원 3명이 부상했고 여성 대의원 1명은 실신하기도 했다.
도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격렬히 맞서고 현대차지부 집행부와 대의원이 함께 싸워서 일단 사측은 침탈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농성자들은 “구사대를 몰아내고 농성장을 사수하자”고 외치며 결의를 다졌다.
사측이 우선 침탈 시도는 일단 중단했지만 침탈은 계속 반복될 것이고 수위도 세질 것이다. 이것은 농성 중인 노동자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해서 대오를 흔들리게 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12월 1일 금속노조 쟁대위에서 연대 파업 일정이 지연된 것이 이런 공격이 가능할 틈을 제공한 것이다. 시간을 번 현대차 사측은 연대 파업이 건설되기 전에 비정규직 파업을 파괴하기 위해 도발을 시작한 것이다. 더구나 사측은 점거 중인 1공장 일부 라인을 통하지 않고 차량 생산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설비 개조 공사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침탈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차 정문에서 비정규직 조합원 3백여 명은 즉각 집회를 열고 사측을 규탄했다. 이들은 반드시 점거를 사수하자는 결의를 다졌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금속노조가 연대 파업에 들어갈 것을 촉구했다. 비정규직지회는 “어떠한 위협과 탄압, 침탈이 있더라도 목숨을 걸고 맞서 싸울 것”이라 밝히며 “금속노조는 대의원대회와 쟁대위 결정에 따라 즉각 총파업을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비정규직지회의 요구처럼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는 즉각 총파업에 나서야 한다. 이미 11월 22일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1공장 농성장에 대한 구사대 및 공권력 진압시 즉각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결정했다. 12월 1일 열린 쟁의대책위원회에서도 “농성장 침탈 시 전면 총파업[을] 재확인”했다.
현대차 사측과 경찰의 폭력적인 침탈 시도가 시작된 지금, 비정규직지회 주장처럼 이 결정을 이행해야 한다. 이 위대한 투쟁을 폭력을 통해 분쇄하려는 저들의 시도를 저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