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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
오스트레일리아 군대는 동티모르에서 나가라

지난 6월 20일 동티모르 대통령 사나나 구스마오는 총리 마리 알카티리가 사퇴하지 않으면 자신이 대통령직을 사임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고, 1주일 뒤 알카티리는 결국 사퇴했다.

한때 인도네시아의 야만적인 점령·억압에 맞서 함께 싸웠고 현 집권당인 프레틸린(동티모르독립혁명전선)의 동지들이기도 한 구스마오와 알카티리가 내전 일보직전의 권력 투쟁을 벌이게 된 것은 오스트레일리아 제국주의의 분열지배 전략이 낳은 비극이다.

남태평양 지역의 맹주를 자처해 온 오스트레일리아는 동티모르와 오스트레일리아 사이에 위치한 티모르해(海)의 막대한 석유·가스 자원을 확실히 지배하기 위해 동티모르의 “정권 교체”를 추구했다.

사실, 2002년 동티모르 독립 직후부터 알카티리와 구스마오 사이에는 정치적 긴장과 갈등이 존재했다.

구스마오와 외무장관 라모스 오르타는 오스트레일리아에 기대어 동티모르의 경제 성장과 발전을 추구하려 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이들의 뒤를 봐주며 동티모르에 자국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려 했다.

반면에, 알카티리는 오스트레일리아에 대한 일방적 의존을 내켜하지 않았고, 그래서 지난 몇 년 동안 포르투갈이나 이탈리아, 중국 같은 나라들과 정치적·경제적 협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움직여 왔다. 특히 동티모르의 옛 식민지 종주국인 포르투갈의 지원과 협력을 얻으려 했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오스트레일리아가 동티모르 내부의 폭력 사태를 빌미로 군사적 개입을 감행해 알카티리를 제거하려 한 것이다.

사실, 지난 3월 사병 대량 해고를 계기로 시작된 동티모르 군·경의 무장 충돌도 오스트레일리아가 배후에서 은밀하게 부추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반군들은 무기 반납의 조건으로 알카티리의 사임과 오스트레일리아 군대의 진주를 요구했다. 오스트레일리아 군대는 동티모르 정부가 외국 군대의 개입을 요청하기 전부터 이미 동티모르 인근 해상에서 상륙 준비를 하고 있었다.

또, 목격자들에 따르면, 오스트레일리아 군대는 반군들이 교회 건물에 사격을 가하는데도 이를 수수방관하는 등 치안 유지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요컨대, 오스트레일리아가 동티모르에 개입한 근본 목적은 동티모르의 평화나 치안 유지가 아니라 자국의 경제적·전략적 이해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조지 W 부시가 석유와 세계 패권을 위해 이라크를 침략하고 “정권 교체”를 추진한 것과 마찬가지로, 오스트레일리아 총리 하워드도 석유·가스와 지역 패권을 위해 인도주의적 외피를 두른 채 동티모르에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서방 열강의 동티모르 식민지 지배 역사와 인도네시아의 점령·억압, 그리고 2002년의 독립을 둘러싼 우여곡절과 그 이후 오스트레일리아의 제국주의적 횡포에 대해서는 〈맞불〉웹사이트의 관련 기사(https://ws.or.kr/1/c1aus.htm)를 참조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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