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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브라질 급진 좌파의 대선 참가

10월 1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브라질에서 선거 막판에 터진 집권당 음모론 때문에 현 대통령 룰라의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론조사 결과는 이번 스캔들 때문에 룰라가 거의 7백만 표(10퍼센트 이상)를 잃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룰라의 지지율이 50퍼센트 밑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이제 겨우 30퍼센트대로 올라선 사회민주당(PSDB) 후보 알키민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게다가 룰라는 18개월 전에 이번 스캔들보다도 훨씬 더 심각한 부패 추문에 휩싸였지만 이를 무난히 극복한 바 있다. 그래서 〈파이낸셜 타임스〉9월 21일치)도 점쳤듯이 아마도 룰라가 재선에 성공할 듯하다.

룰라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그 주된 이유는 브라질 경제의 안정과 성장 덕분일 것이다.

물론 브라질 경제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세계 경제의 제한적 ‘회복’이었다. 특히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의 원자재 수요 급증 덕분에 브라질의 외화 수입이 크게 늘었다.

그래서 브라질 최대의 경제 중심지인 상파울루 주 소재 70개 기업 대표들이 사실상 룰라를 지지한다고 공개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룰라에게 실망한 지지층의 이반도 늘어났다. 룰라는 연금 ‘개혁’을 내세워 공무원 연금을 삭감했다. 그러나 고금리 정책을 통해 정부는 은행들이 5천2백억 헤알(약 2백25조 원)의 천문학적 이윤을 챙길 수 있게 해 줬다.(그 돈이면 정부의 교육과 보건의료 예산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

2002년 대선 때 룰라는 브라질에서 굶주리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기아 제로”)고 약속했지만, 지금 브라질 가구의 46.7퍼센트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고 북동부 지방에서는 이 수치가 70퍼센트에 이른다.

또, 룰라는 미국의 제국주의 정책을 비판하는 미사여구를 곧잘 말했지만 아이티에 브라질 군대를 파병해 미국을 도와주기도 했다.

엘로이자 엘레나

그래서 룰라의 신자유주의 정책들과 일관성 없는 반제국주의 태도를 비판하며 급진 좌파 후보로 출마한 엘로이자 엘레나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간호사 출신인 엘레나는 PT(브라질 노동자당) 소속 상원의원이었지만 룰라의 연금 개악에 반대하다 몇몇 다른 의원들과 함께 PT에서 축출당했다. 그들은 다른 급진 좌파 정치세력들과 함께 2004년 사회주의와자유당(P-SoL: ‘피솔’로 읽는다-편집자)을 창당하고 룰라에게 실망한 사람들 사이에서 지지 기반을 확대했다.

엘레나가 P-SoL 후보로 출마한다는 것이 알려지자 하워드 진, 마이크 데이비스, 켄 로치, 알렉스 캘리니코스, 존 리즈, 질베르 아슈카르, 다니엘 벤사이드, 슬라보예 지젝, 올란도 치리노, 제임스 페트라스, 패트릭 본드 등 국제적으로 저명한 급진 좌파 인사들의 지지 선언이 이어졌다.

이번 대선에서 P-SoL은 사회주의노동자단결당(PSTU)·브라질공산당(PCB)과 함께 ‘좌파전선’을 결성해 선거 기반을 확대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엘레나는 바이아·히우데자네이루 등 여러 주(州)에서 지지율 15∼18퍼센트를 기록하며 룰라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브라질 판 ‘사회적 자유주의자’ 룰라를 극복할 대안으로 등장한 엘레나가 어떤 성과를 거둘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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