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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의 자원 국유화를 둘러싼 투쟁

지난 몇 년 동안 볼리비아 광부들은 국가와 전투를 치르며 많은 동료들을 잃었다. 쟁점은 항상 똑같았다. 볼리비아의 광물 자원을 공공 소유로 할 것인지 말 것인지였다.

최근에 비극적 사태가 일어났다. 10월 초에 우아누니 광산 주변에서 광부들이 옛 광부 출신들과 충돌해 광부 16명이 죽었다. 국가 권력은 이 사태를 수수방관하며 아무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

1952년 볼리비아 혁명으로 주석 광산이 국유화됐지만, 가장 수익성 높은 광석[주석]은 그 뒤로도 오랫동안 3대 자본주의 기업들 ― 수십 년 동안 광산을 개발해 온 ― 이 가져갔다.

볼리비아의 주석은 여전히 부(富)의 중요한 원천이지만, 주석 산업은 쇠퇴하고 있다. 가장 크고 매장량이 가장 많은 우아누니 광산을 제외한 대다수 광산들은 1987년까지 폐쇄됐다. 일자리를 잃은 광부들은 코차밤바 근방으로 가서 코카 재배농이 되거나 수도 라파스 위의 도시 엘알토로 가서 정착했다.

광산 지대에 눌러앉은 사람들은 협동조합들을 결성해서 광산 지표면 주변의 주석을 긁어모았다. 그들은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끔찍한 조건에서 일을 했다.

1990년대에 볼리비아의 신자유주의 정부들은 사실상의 광산 사유화를 은밀하게 추진했다. 2000년에 볼리비아 정부는 영국 기업 ADM(Allied Deals Minera)과 계약을 맺었다. 볼리비아 국가가 소유한 우아누니 광산의 주식 지분을 넘겨받는 대가로 ADM은 1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그래서 공사(公私) 합작기업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ADM은 그 지분을 유령회사인 RBG에 매각했고, RBG는 2002년에 부도가 났다. 자연히, ADM이 약속한 투자는 실현되지 않았다. 4년 뒤 법원은 파산한 RBG의 청산인으로 그랜트손톤[다국적 회계법인]을 선임하고 그 지분의 공개 매각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미 4년 전에 우아누니의 광부 노조는 민간 투자자들이 디폴트[채무 이행 불능] 상태이므로 기업 전체가 다시 국영 광산회사인 코미볼에 귀속돼야 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 점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인근 포코소니 산에서 풍부한 광물 자원이 새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비록 협동조합원들의 다수가 광부 출신이었지만, 그들은 더는 광부노조 조합원이 아니었고 광부들의 역사적 원칙 ― 볼리비아의 부는 국민 전체의 소유여야 한다는 ― 에 충실하지도 않았다.

협동조합들이 대부분 소규모 영세 가족 기업일 뿐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더 크고 더 강력한 협동조합들도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협동조합들이 민간 기업들이라는 것, 그리고 국내외의 거대 기업들이 이 협동조합들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청산인이 매각을 발표하자, 협동조합원들이 광산으로 달려가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개인적 권리를 요구하며 광산의 일부 시설들을 탈취하려 했다. 피케팅을 하는 광부들이 그들을 막아섰다. 이 광부들은 광산이 국유기업인 코미볼 소유라고 주장하며 그 어떤 명목을 내세우든 사유화에 저항할 것임이 분명했다.

뒤따른 충돌 과정에서 16명이 죽고 60여 명이 부상당했다. 경찰은 피켓라인 멀리서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의 아이러니는 볼리비아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자신이 광부 집안 출신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모랄레스 정부의 광산부 장관 월터 비야로엘은 전국협동조합기구의 의장이었고, 이런 비극이 벌어지는 것을 분명히 수수방관했다. 결국 비야로엘은 해임됐고 새 장관이 임명됐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은 영국 청산인이 4년 전 채무 이행 불능 상태에 빠진 회사의 소유가 아닌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조처였다. 그랜트손톤 영국 지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볼리비아연대운동(Bolivia Solidarity Campaign)의 요구처럼, 그랜트손톤은 지분 매각 계획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

더 장기적으로는, 누가 볼리비아의 자원, 특히 광산·석유·천연가스를 소유하느냐가 쟁점이다. 에보 모랄레스는 이런 자원들이 모두 볼리비아 국민의 소유가 될 것이라고 약속하며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그리고 이것은 역대 볼리비아 정부들이 줄기차게 추진한 사유화를 확실하고 분명하게 뒤집는다는 것을 뜻했다. 소규모 민간 협동조합들이 관련돼 있다 보니 이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협동조합들 뒤에는 거대 다국적기업들이 있고, 그들은 이미 잇달아 모랄레스 정부와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오늘날 볼리비아의 천연가스와 석유는 부의 원천으로서 훨씬 더 큰 잠재력이 있다. 그러나 우아누니에서 벌어진 전투를 보면, 광산 국유화라는 상징이 광부들이 혁명을 주도한 1952년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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