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의 자원 국유화를 둘러싼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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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비극적 사태가 일어났다. 10월 초에 우아누니 광산 주변에서 광부들이 옛 광부 출신들과 충돌해 광부 16명이 죽었다. 국가 권력은 이 사태를 수수방관하며 아무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
1952년 볼리비아 혁명으로 주석 광산이 국유화됐지만, 가장 수익성 높은 광석
볼리비아의 주석은 여전히 부
광산 지대에 눌러앉은 사람들은 협동조합들을 결성해서 광산 지표면 주변의 주석을 긁어모았다. 그들은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끔찍한 조건에서 일을 했다.
1990년대에 볼리비아의 신자유주의 정부들은 사실상의 광산 사유화를 은밀하게 추진했다. 2000년에 볼리비아 정부는 영국 기업 ADM
그러나 ADM은 그 지분을 유령회사인 RBG에 매각했고, RBG는 2002년에 부도가 났다. 자연히, ADM이 약속한 투자는 실현되지 않았다. 4년 뒤 법원은 파산한 RBG의 청산인으로 그랜트손톤
그러나 이미 4년 전에 우아누니의 광부 노조는 민간 투자자들이 디폴트
비록 협동조합원들의 다수가 광부 출신이었지만, 그들은 더는 광부노조 조합원이 아니었고 광부들의 역사적 원칙 ― 볼리비아의 부는 국민 전체의 소유여야 한다는 ― 에 충실하지도 않았다.
협동조합들이 대부분 소규모 영세 가족 기업일 뿐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더 크고 더 강력한 협동조합들도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협동조합들이 민간 기업들이라는 것, 그리고 국내외의 거대 기업들이 이 협동조합들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청산인이 매각을 발표하자, 협동조합원들이 광산으로 달려가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개인적 권리를 요구하며 광산의 일부 시설들을 탈취하려 했다. 피케팅을 하는 광부들이 그들을 막아섰다. 이 광부들은 광산이 국유기업인 코미볼 소유라고 주장하며 그 어떤 명목을 내세우든 사유화에 저항할 것임이 분명했다.
뒤따른 충돌 과정에서 16명이 죽고 60여 명이 부상당했다. 경찰은 피켓라인 멀리서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의 아이러니는 볼리비아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자신이 광부 집안 출신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모랄레스 정부의 광산부 장관 월터 비야로엘은 전국협동조합기구의 의장이었고, 이런 비극이 벌어지는 것을 분명히 수수방관했다. 결국 비야로엘은 해임됐고 새 장관이 임명됐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은 영국 청산인이 4년 전 채무 이행 불능 상태에 빠진 회사의 소유가 아닌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조처였다. 그랜트손톤 영국 지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볼리비아연대운동
더 장기적으로는, 누가 볼리비아의 자원, 특히 광산·석유·천연가스를 소유하느냐가 쟁점이다. 에보 모랄레스는 이런 자원들이 모두 볼리비아 국민의 소유가 될 것이라고 약속하며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그리고 이것은 역대 볼리비아 정부들이 줄기차게 추진한 사유화를 확실하고 분명하게 뒤집는다는 것을 뜻했다. 소규모 민간 협동조합들이 관련돼 있다 보니 이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협동조합들 뒤에는 거대 다국적기업들이 있고, 그들은 이미 잇달아 모랄레스 정부와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오늘날 볼리비아의 천연가스와 석유는 부의 원천으로서 훨씬 더 큰 잠재력이 있다. 그러나 우아누니에서 벌어진 전투를 보면, 광산 국유화라는 상징이 광부들이 혁명을 주도한 1952년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