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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퇴진 운동 극우 팔레스타인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3월 23일 팔레스타인 연대 부산·대구 집회

3월 23일 부산 서면 거리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진행 중이다 ⓒ제공 신수항

부산

정성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인종 학살을 재개해 하룻밤 새 수백 명이 살해당했다.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기원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에 분노한 사람들이 3월 23일 오후 2시 30분 부산 서면 동보프라자 앞으로 모였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부산)이 주최한 29번째 팔레스타인 연대 부산 집회는 수십 명이 참가해 전보다 규모도 늘고 구성도 더 다양해졌다.

많은 무슬림이 라마단(단식월) 기간임에도 참석한 것이 특히 눈에 띄었다. 먼 곳에서 교통편을 여러 번 갈아 타고 온 무슬림들은 필자에게 “팔레스타인에 대한 우리의 마음은 이 정도 에너지는 거뜬히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어느 난민은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여러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가족들과 직장 동료들을 데리고 집회에 참가했다.

전날 윤석열 퇴진 부산 집회에서 팔연사 부산 활동가들의 홍보전으로 소식을 접한 여러 청년·청소년도 집회에 참가했다. 그중 한 청년은 이전부터 여러 경로로 이스라엘의 악행을 보고 있었다며 앞으로 빠짐없이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 참가하고 싶다고 했다.

사회자가 구호를 선창하며 집회 시작을 알리자, 여느 때보다 커다란 구호 소리가 서면 거리에 울려퍼졌다.

“학살국가 이스라엘 인종 학살 멈춰라,” “학살 전범 네타냐후 가자 학살 멈춰라!”

구호 소리에 부산 도심을 지나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지나가다 집회를 마주친 청소년들이 활동가들에게 먼저 다가와 손팻말을 받아 들고 집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지나가다 말고 한동안 집회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집회 사진을 찍고, 팔연사 활동가들이 차린 가판에 먼저 다가와 후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당장은 선약 때문에 참여가 어렵지만 다음 집회 일정을 알려 달라며 연락처를 남긴 사람들도 있었다.

발언자들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트럼프도 규탄했고,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폭격을 재개한 바로 그날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대가 영국 런던을 행진했습니다. 바로 다음 날에는 모로코에서 사상 가장 큰 집회가 열려 이스라엘을 규탄했습니다.

“바로 오늘 서울에서, 대구에서, 그리고 이곳 부산에서 우리도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목소리의 일부로서 계속 행진합시다.

“트럼프와 이스라엘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서면 도심을 누비는 행진 ⓒ제공 신수항

시위대의 행진도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응원을 받았다.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 재개 소식에 분노한 많은 사람들에게, 힘차게 구호를 외치는 행진은 잠깐이나마 속이 풀리게 하는 사이다 같았다.

참가자들은 2주 후에 다시 열릴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먼 길에서 온 어느 난민 가족은 다음 주 울산에서 열릴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만나자고 인사를 건넸다.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에 맞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모이고, 구호를 외치고, 행진할 것이다.

다양한 참가자들이 연설을 듣고 구호를 외쳤다 ⓒ제공 신수항
“폐허에서 다시 일어서려 했는데, 또다시 공포와 파괴의 소리에 잠을 깼다.” 집회장에 나온 아기. 이날 집회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많았다 ⓒ제공 신수항

대구

안우춘

3월 23일(일) 오후 2시 대구 동성로 CGV한일극장 앞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대구)가 주최하는 아홉 번째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팔레스타인·방글라데시·인도네시아·북아일랜드·호주·미국 등 대구 집회에 꾸준하게 참가해 온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 수십 명이 모였다. 새롭게 온 청년들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전쟁을 재개한 이스라엘과 미국 트럼프 정부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온갖 시련에도 저항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연대를 표했다.

어느 때보다 행인들의 관심이 많았다. 집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한 무리의 인도네시아인들이 집회 장소에 차려 놓은 부스에 와서 지지를 표했다.

한 교사는 요르단을 여행하면서 주류 언론의 말과 다른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알게 됐다며 연락처를 남겼다.

이날 부스에는 평소보다 많은 후원금이 모금됐다.

대구 동성로 거리를 누비는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대 ⓒ안우춘

재한 팔레스타인인 알리 씨가 첫 번째 연설에 나섰다.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됐습니다. 가자지구에서 인종학살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이스라엘은 착각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1년 반 동안 대학살 속에서도 팔레스타인 땅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전쟁이 다시 시작됐지만 그들은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알리 씨는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과 유럽 등 ‘국제 사회’를 비판하고, 아랍 권력자들도 규탄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미국, 유럽, 그리고 대부분의 아랍 국가들마저 그저 방관하거나 심지어 이스라엘을 직접 지원했기 때문입니다.

“아랍 통치자들은 권좌에서 쫓겨날까 봐 두려워하는 통치자들과,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변명하는 통치자들로 나뉘어 있습니다.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입니까?”

알리 씨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힘차게 ‘프리 프리 팔레스타인’ 구호를 외쳤다.

대구 집회에 꾸준히 참가해 온 호주 출신 바네사 씨는 연대를 지속하자고 강조하는 연설을 했다. 바네사씨는 이스라엘의 아동 학살을 규탄하는 팻말을 직접 만들어 와서 집회·행진 내내 들었다.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을 규탄하는 다양한 팻말이 눈길을 끌었다 ⓒ안우춘

올해 초까지 미국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참여하다 귀국한 강승혁 씨는 미국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트럼프의 탄압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연설해 큰 박수를 받았다.

“트럼프 정권은 우리나라 군사 독재자들처럼 최루탄으로 젊은 양심을 막을 수 있다고 큰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과 함께 지난 1년 반 동안 추위 속에 행진한 저는 알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감옥에 넣고 시위대를 두들겨 패도 제 친구, 동지들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강승혁 씨는 미국의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가들에게 힘을 줄 것이라며 이날 집회 사진과 영상을 그들에게 보내겠다고 했다.

경주에서 온 한 참가자는 노래 공연으로 집회를 보다 풍성하게 해 줬다.

집회 참가자들은 구호를 외치며 동성로 일대를 힘차게 행진했다.

행진은 봄나들이를 나온 많은 행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몇몇 청소년들이 손팻말을 받아 들고 합류하기도 했다.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4월 20일에 열리는 다음 집회에도 적극 참가해 연대를 지속하자고 다짐했다.

참가자들이 집회와 행진을 모두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안우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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