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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 쿠데타를 좌절시킨 민중 봉기

베네수엘라 - 쿠데타를 좌절시킨 민중 봉기

외신에서

지난 4월 13일 베네수엘라 빈민들이 쿠데타를 격퇴했다. 그 이틀 전에 대통령 우고 차베스를 축출하려 했던 쿠데타 시도는 고용주 조직이 군 장성들, 가톨릭 교회의 수장, 심지어 부패한 노조 지도자의 묵인 아래 만들어 낸 작품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수도 카라카스의 민중 봉기로 패배했다. 카라카스 외곽 언덕빼기 판자촌의 빈민 수천 명이 죽음을 무릅쓰고 거리로 뛰쳐나와 쿠데타에 저항했다. 폭동과 약탈을 자행한 사람들도 있었고, 대통령궁과 주요 군사 기지를 포위한 사람들도 있었으며, 주요 TV 방송국을 장악한 사람들도 있었다. 〈뉴욕 타임스〉는 “노점상, 공장 노동자, 가정부, 트럭 운전기사 들”이 차베스를 방어하기 위해 봉기했다고 보도했다.

그들의 영웅적인 행동은 군부를 분열시켜 쿠데타 시도를 물리쳤으며 차베스를 권좌에 복귀시켰다. 쿠데타의 실패는 미국 정부와 조지 W 부시 일당의 심각한 패배이기도 하다. 남아메리카의 이 국가는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이며, 미국이 수입하는 석유의 15퍼센트를 공급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부시 주변 인물 중 적어도 일부는 쿠데타 음모를 부추겼던 듯하다. 쿠데타를 모의하고 시도한 세력은 베네수엘라의 고용주들이었다. 그들은 차베스가 국영 석유회사 이사진을 교체한 것을 빌미로 공장을 폐쇄했다. 주요 노조 연맹의 한 부패한 지도자는 중간 관리자와 경영진의 지지를 받은 공장 폐쇄를 “파업”이라고 주장하면서 노동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국제자유노련(IFFTU)이 그를 지지했던 것은 수치스런 일이다. 지난 주 공장 폐쇄 둘째 날 카라카스에서는 중간계급이 대거 참가한 차베스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더 소규모의 차베스 지지 시위대와 충돌했고, 총격전이 발생했다. 그러자 군부 내의 쿠데타 지지 세력이 “유혈 사태를 방지”한답시고 개입했고, 차베스의 사임을 발표했다. 고용주 조직의 우두머리인 카르모나는 자기가 대통령이라고 선포하고 국회를 폐쇄했으며 차베스 지지자들을 대거 체포하기 시작했다.

카르모나의 계획을 망쳐 놓고 그를 권좌에서 쫓아낸 것은 빈민들이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쿠데타를 지지했던 많은 지배계급 인사들은 민중 봉기를 목격한 뒤 갑자기 공포에 사로잡혔다. 그들은 군부 내에서 내전이 벌어질까 봐 두려웠다. 그들은 또한 1989년의 거대한 폭동, 즉 “카라카소”가 되풀이될까 봐 두려웠다. 당시 베네수엘라 정부와 IMF의 긴축 조치에 반대한 빈민들은 자생적인 봉기를 일으켰다가 1천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고 결국 진압당했다. 그런 혼란이 반복될지 모른다는 두려움만으로도 군 수뇌부가 카르모나에게 사임을 강요하고 차베스의 복귀를 발표하기에는 충분했다.

아래로부터 투쟁이 관건이다

쿠데타 다음 날 우고 차베스를 타도하려 했던 세력은 거리에서 저항하는 빈민들을 보고 공포에 사로잡혔다. 그들은 차베스를 설득해 그가 빈민들을 다시 달랠 수 있기를 바랐다. 그 덕분에 차베스는 복귀할 수 있었다.

쿠데타 지지에서 반대로 돌아선 군 사령관들은 이제 차베스에게 압력을 넣고 있다. 그들은 차베스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온건”한 정책들을 추진하는 것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차베스의 복귀 첫 마디를 들어 보면 그 스스로 그런 메시지를 받아들인 것처럼 보인다.

그는 “국민 화합을 위한 원탁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회의에는 “가톨릭과 개신교 교회, 고용주들, 정당과 그 지도자들, 노조와 언론매체”가 포함될 것이다. 차베스는 길거리에서 자기를 위해 생명을 무릅쓰고 싸웠던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폭동과 약탈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 사태를 반성합시다.”그것은 길거리로 뛰쳐 나왔던 많은 사람들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이었다. 그들은 사장들이 민주주의와 인권에 얼마나 관심이 없는지 똑똑히 보았다. 그들은 쿠데타 시도를 묵인한 신문과 TV 방송국 소유주들에게 격분했다.

그들은 쿠데타에 즉각 대응하지 않은 군 사령관들의 퇴진을 원한다. 지배층의 사회 통제 구조가 혼란에 빠졌을 때 그들의 힘에 도전하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그것은, 지난 3년 동안 많은 좌파가 했던 것처럼, 차베스에 의존해 상명하달식으로 활동해서는 결코 달성할 수 없다.

그것은 쉽사리 편을 바꾸는 중간계급 군 장교들이 아니라 노동자와 빈민들이 수행하는 아래로부터의 직접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또한 취업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에 대한 공격이 결코 실업자와 반(半)실업자,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 공격은 부자들, 다국적 기업들, 백악관의 부시 일당의 손에 놀아나는 것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