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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레바논 반정부 운동

레바논의 친미 정부가 종파간 전쟁을 유발하려 한다. 헤즈볼라와 자유애국운동(이하 FPM)이 이끄는 반정부 운동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것이다.

지난주 화요일[1월 23일] 레바논은 총파업으로 마비됐다. 도로는 봉쇄됐고, 공장·학교·사무실은 문을 닫았다. 시위대는 정부의 퇴진을 요구했다.

반정부 진영은 지난해 12월 일련의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새로운 선거나 국민통합정부 구성을 요구했으나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총파업을 선언했다.

총리 푸아드 시니오라는 반정부 운동이 레바논을 내전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군벌과 종파적 정당들로 이뤄진 정부야말로 내전의 공포를 부추기고 있다.

23일 저녁 무렵 우익 깡패들이 파업을 분쇄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무장한 시니오라 정부 지지자들은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 다른 한편, 기독교도 지역에서는 성조기를 든 무장 괴한들이 FPM 당원들을 쫓아다니며 구타했다.

이러한 위협에 반정부 운동은 파업을 중단하는 것으로 대처했다.

우익은 공세를 강화했다. 종파간 반목을 조장하려는 시도들이 나타났고, 우익은 검은색 옷 ― ‘아슈라’라는 종교 행사 기간에 시아파 무슬림들이 입는 전통 의상 ― 을 입은 사람들을 겨냥했다. 저격수들은 베이루트 아랍 대학에서 시아파 학생들을 살해했다.

저격수

정부는 서방 강대국들과 그들의 중동 지역 동맹국들한테서 지원을 받고 있다. 그들은 이스라엘이 지난해 여름 전쟁 때 실패했던 일 ― 저항 운동 분쇄 ― 을 시니오라가 이뤄주길 바란다. 시니오라는 종파주의를 부추겨 반정부 운동의 대중적 기반을 치명적으로 분열시키려 한다.

전쟁 동안 저항 운동과의 연대 운동이 있었다. 이것은 종파주의가 레바논인들의 본질적 속성이 아니라는 증거였다. 전쟁 이후 정부는 이란과 시리아가 레바논을 장악해 “시아파 초승달 지대”를 만들려고 한다며 사람들을 겁줬다.

레바논의 정치는 계급과 종파 문제가 뒤얽혀 있다. 정치 체제는 정부 직책들을 종파 구도에 따라 배분한다. 이 체제는 부패와 정실주의를 바탕으로 다양한 종교 집단들을 서로 이간질한다.

그러나 계급 [문제]은 종파를 가로지른다. 레바논은 전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사회 가운데 하나다. 대략 1퍼센트의 인구가 부의 절반을 소유한 반면, 레바논인의 47퍼센트는 전체 금융 자산의 2.3퍼센트만을 차지한다. 외채의 많은 부분은 지배 족벌들의 호주머니를 불리는 데 쓰이고 있다.

이러한 외채 때문에 가장 큰 고통을 겪는 것은 극빈층이다. 인구의 대다수는 한 달 내내 일해 봐야 고작 3주 가량을 버틸 정도의 생활비를 벌 뿐이다.

후퇴

종파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1월 23일 파업은 시아파 밀집 지역 ― 반정부 운동의 핵심 근거지 ― 에서 가난한 수니파 무슬림 도시들과 기독교도 지역으로 확산했다.

반정부 운동의 자제 방침은 우익의 자신감을 강화하고 있다. 파업은 시니오라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열린 원조 제공자들의 회의 ― 이른바 ‘파리Ⅲ 회의’ ― 에 맞춰 취소됐다.

미국·사우디아라비아·영국·프랑스·독일은 시니오라 정부가 [대표적 역진세인] 부가가치세 인상, 복지 삭감, 국영 기업 사유화 등을 이행한다는 조건으로 77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반정부 운동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FPM 지도자인 미셸 아운은 지원금이 제대로 쓰일지 의심스럽다고 말했지만, 그 조치들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아운은 헤즈볼라의 지지를 받았다.

주요 반정부 정당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더 광범한 불만을 투쟁으로 연결시키는 능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 레바논의 취약한 경제를 해결할 방법은 근본적으로 신자유주의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운동 건설의 관건은 미국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 정책 모두에 맞서는 것이다. 그러나 반정부 운동은 레바논 노동자·농민·빈민의 대다수를 단결시킬 수 있게 해줄 쟁점에서 뒷걸음질을 치며 물러나려 한다.

이러한 후퇴 때문에 우익은 반정부 운동이 특정 종파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만 관심이 있을 뿐이라고 주장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반정부 운동은 혼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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