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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구속된 이정훈ㆍ손정목 동지가 감옥에서 보내온 편지: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한 투쟁에서 ‘다함께’는 소중한 모범을 보여 줬습니다”

'다함께'동지들께

안녕하십니까? 동지들이 보내 주신 편지·소책자·주간신문 〈맞불〉모두 잘 받아보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저는 사실 이번 사건에 대한 동지들의 일관된 원칙과 입장을 보면서 동지애와 함께 많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제가 단지 이 사건에 연루돼 저를 지원해 주시는 동지들에게 개인적으로 고맙다고 느끼는 감정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제가 아니라 누구라도 당 활동을 하면서 당할 수 있는 사건들에 대해 올바르게 대응할 수 있는 원칙적 입장과 단결 대응의 사례를 '다함께'동지들이 유감 없이 보여 주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들의 사상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다른 사상 때문에 탄압을 받는다면 결단코 그들의 편에 설 것이다'

볼테르의 이 명언은 누구나 얘기할 수 있지만 결코 아무나 실천할 수 있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들은 사심없이 민중의 이익을 가장 앞세우는 순수한 동지들에게나 가능한 실천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동지란 크게, 길게 같으면서도 좁게 보면 다르고, 동시에 다르면서 다시 크게 긴 시간을 두고 같은 것을 꿈꾸고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라 생각합니다. 현상에 대한 판단과 만들어 갈 이상이 자동으로 일치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생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단결하고 탄압에 공동 대응하는 결단과 순수한 기풍은 우리 동지들이 함께 배우고 지켜야 할 당 활동의 원칙적 자세이자, 역사가 짧은 우리 당이 쌓아야 할 귀중한 전통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미국을 우두머리로 하는 현대 제국주의자들의 침략 전쟁과 신자유주의 침탈과 착취를 그대로 두고는, 결코 진보의 새 세계를 한 걸음도 열어 나갈 수 없습니다. 저들의 후퇴가 우리의 전진이며 저들의 전진이 우리의 후퇴입니다. 그것이 바로 전선입니다. 세계적 진보 노선인 다양한 사회주의와 진보적 민주주의의 발전을, 일국적 자본과 토착 세력과 결합하여 가로막고 나서는 주된 장애물은 '미 제국주의'입니다.

그러기에 '다함께'동지들이 국제주의적 입장과 반전·반신자유주의의 관점에서 [제시하는] 세계적 차원의 반제 전선에 대한 지속적 탐구와 정보는, 우리 운동의 귀중한 자산이자 자양분으로 됩니다. 일국적 차원에 머무는 전선의 좁은 시야를 지구적 차원의 공동 반제 전선으로 시원하게 넓혀주는 소중한 역할을 동지들이 일관되게 실천해 왔습니다.

진정한 동지는 고난의 순간에 진가가 드러나고, 진정한 친구는 어려울 때 돕는 친구라고 했습니다. 이미 '다함께'동지들이 투쟁 속에서 귀감을 보였듯이, 저 역시 '다함께'뿐 아니라 어떤 의견을 가진 그룹이라도 저들의 탄압을 받는다면 '다함께'가 이미 보인 소중한 모범을 따를 것입니다.

다양한 견해차에도 저들 앞에서 함께 투쟁하고 이견은 진지하게 다시 논쟁하고 설득하는 '변혁적 민주주의'원칙을 함께 지켜 나갑시다.

끝으로 김인식 대표님, 김어진 서초구위원장님, 다른 분들을 통해 안부를 전해 주신 중랑구 김혜련 동지, 그밖에 추운 겨울 국정원과 검찰청을 오가셨던 많은 동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한규한 동지를 비롯한 '다함께'동지들의 날카로운 글들도 잘 읽었습니다.

좀더 일찍 편지를 드리려 했는데, '다함께'동지들에게 불필요한 오해와 누를 끼칠까 염려되어 이제야 편지를 씁니다.

이제 겨우 재판 종반이고 재판이 끝나도 갈 길은 멀고 험합니다. 하지만 함께하는 동지들의 '정과 의리'가 있어 새 날을 여는 하루하루를 힘있고 담담하게 그리고 보람차게 보내고 있습니다. '다함께'동지들의 건강과 건투를 기원합니다.

'다함께'동지들께

안녕하십니까. 손정목입니다.

먼저 지난 번 보내 주신 저희 사건 관련 '다함께'자료집과 이번에 보내 주신 격려 편지, 〈맞불〉신문 등은 잘 받아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바쁘고 어려우실 텐데 이처럼 신경 써서 귀한 자료를 보내 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일관되게 옹호하고 또 국가보안법 폐지에 누구보다 앞장서서 완강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동지들에게 전폭적 지지와 참여의 뜻을 보냅니다.

잘 아시겠지만 올해는 역사적 대전환의 해입니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흐름은 이제 대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 하에서 치러질 이번 대선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완성하여 통일로 나아가고, 신자유주의를 이겨내기 위한 중차대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저는 국가보안법 폐지 투쟁에서 '다함께'가 보여 주는 '지지와 연대', '작은 차이보다 큰 공통점'을 앞세워 나가는 방침이야말로 모든 이들이 같이 해 나가야 할 승리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부디 '다함께'란 이름 그대로 통 큰 단결로 모든 이들을 끌어안으셔서 이 나라 민족과 민중의 염원이 실현되는 한 해가 되도록 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여건이 되신다면 '다함께'의 좋은 자료나 책 부탁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어렵더라도 큰 웃음으로 …

설날 첫 편지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