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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카이로 국제 반전 회의]노동자 포럼:
경제 개혁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

카이로회의 둘째 날 오후 6시 반부터 행사장 4층 메인홀에서 노동자 포럼이 열렸다. 노동자 포럼은 1·2·3부로 나눠 진행됐고, 많은 연사들과 발언자들이 열정적인 주장을 펼쳤다. 주요 발언들은 다음과 같다.

무슬림형제단 소속 연사는 이렇게 주장했다.

"노동자들은 가장 중요한 정치·사회 세력이다. 이슬람은 노동자들을 동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슬림형제단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목표 중 하나가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이다. 자본주의적인 무바라크 정부는 25년 동안 억압 통치를 펼치며, 사유화를 추진하고 노동조합을 통제해 왔다. 이집트 인구의 6퍼센트가 80퍼센트의 부(富)를 소유하고 있다. 이 부자들은 이집트 사회를 봉건주의로 되돌리려 한다. 50대 가문이 이집트 산업의 절반을 통제한다. 무바라크 정부는 헌법에서 '사회주의'조항들을 삭제하고 '자본주의 혁신'을 삽입·추가하려 한다. 노동조합의 전국 협의체를 건설하자. 개혁을 쟁취하기 위해 하나의 깃발 아래 단결하자."

영국 철도노조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영국 노동조합 내의 정치적 기류가 변화하고 있다. 전쟁저지연합과 노동조합들의 관계, 노동조합 내에서 팔레스타인 쟁점이 다뤄지는 태도, 사유화에 대한 노동조합들의 태도 등에서 그런 기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영국의 철도 사유화 경험이 유럽으로 수출됐고, 이라크 임시군정청(CPA)이 이라크 철도 사유화를 추진했다. 이집트 노동자들의 투쟁과 베네수엘라 노동자들의 경험은 고무적이다. 노동자들이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운동의 일부가 되게 하자."

이집트 혁명적 사회주의자 단체 회원은 이렇게 주장했다.

"이집트 노동자들은 이집트 상황을 바꿔놓았다. 노동자 투쟁의 지도자들은 노동계급의 변화에 대한 신뢰를 주었다. 다시 말해, 노동자들이 사회를 운영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다. 노동자들은 기업주와 계엄령에 맞선 투쟁을 하면서 학생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파업중에 노동자들은 서로 배운다. 지금 무바라크 정부는 노동자들을 두려워하고 있다. 파업중 임금 지급은 법에 보장돼 있지 않지만 노동자들은 강력한 파업 투쟁으로 이를 쟁취했다. 정부가 헌법 개악과 사유화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개정 헌법은 종이에 쓰인 글일 뿐이고, 사유화가 오히려 노동자들에게 투쟁 동기를 제공해 주었다. 헌법은 계급 세력간의 균형을 보여 준다. 진정한 투쟁은 대학과 작업장 등 현장에서 일어난다. 마할라 노동자 투쟁은 노동계급이 이집트 변화의 진정한 동력임을 보여 준다. 이들의 투쟁은 생활조건 향상과 정치 개혁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들의 귀감이자 사표가 될 만하다. 노동조합만으로는 부족하다. 노동조합에는 선거 부정 등 비리가 만연해 있고, 정부의 철저한 통제가 관철되고 있다. 지금 이집트의 상황은 혁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정부가 혁명을 촉발하고 있다. 노동자들 스스로 운영하는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국제적 단결이 필요하다."

그리스 전쟁저지연합의 활동가는 이렇게 말했다.

"마할라 노동자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 제국주의와 자본주의는 서로 연결돼 있다. 자본주의적 세계화는 전쟁과 사유화의 병행 과정을 보여 준다. 예컨대, 이라크를 점령한 미국은 이라크 석유를 사유화하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2001년에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그리스 사상 최대 규모의 총파업이 벌어졌다. 2003년에는 네 차례 총파업 때문에 그리스 정부가 이라크 파병을 포기해야 했다. 대학강사 노조가 3개월 동안 점거 투쟁을 벌여 사유화를 저지했다. 이집트에서 갓 시작된 노동자들의 투쟁은 엄청난 희망을 주고 있다. 이집트의 민주주의 투쟁은 전 세계 반제국주의 투쟁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그밖에도 신상을 정확히 알기 어려운 사람들의 다음과 같은 발언들이 있었다.

"이집트에서 노동자들은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난의 대상이다. [아마도 주당] 평균 27시간밖에 일하지 않는다는 통계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 아주 하찮은 경제적 이익 때문에 파업했느냐는 비난도 듣는다."

"무슬림형제단이 제시한 통계 수치에 오류가 있다. 1996년 물·전기·통신 서비스 사유화로 농가의 빈곤이 악화했다. 자본주의적 사유화 때문에 실업률이 증가해 610만 명이 실업자로 전락했다. 노동자들은 조기 퇴직해야 했다. 35세 이상 이집트인 9백만(?) 명이 일자리가 없어 결혼을 못한다. 이집트의 최저임금은 월 40이집트파운드(약 6.5달러) 수준이다. 최저임금 인상 위원회를 결성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명목임금이 상승했지만, 물가인상 때문에 실질임금은 하락했다. 노동계급 내 불균형이 심화했다. 43퍼센트 이상이 하루 소득 2달러 이하의 빈곤층이다. 사회보험이나 연금 제도는 없다. 지금 연금 수혜자가 4백만 명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회보험에서 배제돼 있다. 정부는 사회보험을 민간 은행에 넘겼고, 은행들은 사회보험 기금을 엉뚱한 곳에 투자했다. 교육 혜택은 축소되고, 사교육비는 증대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국가 개입이 축소되고 의료 사유화가 진행돼 간염 등 질병이 증대하고 있다. 1천5백만 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이 없는 등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

"오늘날 이집트 노동계급은 과거보다 약화했지만, 마할라 노동자들의 투쟁은 과거의 강력한 노동계급이 부활할 가능성을 보여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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