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카이로 국제 반전 회의]컨퍼런스:
이란과 한반도에서 전쟁 위협에 도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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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사회자는 핵 문제를 둘러싼 제국주의 열강의 위선을 이렇게 꼬집었다.
"지금 국제 질서에는 이중·삼중 잣대가 난무하고 있다. 핵 열강은 특권적 횡포를 부리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핵무기 보유를 묵인하고, 파키스탄의 핵무기 개발을 지원했다. 인도는 NPT 체제 외부에서 핵무기를 개발했다. 반면에, 이란은 NPT 회원국으로서 IAEA의 핵사찰을 수용했는데도 제재를 받고 있다."
첫 연사로 나선 이란 출신 영국 여성 활동가는 이란의 전 국회의원이자 여성운동가인 테헤란대학교 … 교수를 대신해 그가 보낸 메시지를 낭독했다.
"이란은 NPT 회원국으로서 원자력을 개발할 권리가 있다. 이란 인구 7천만 명이 대부분 젊은이들이고, 8년간의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이란의 경제 시설이 많이 파괴됐기 때문에 에너지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란은 250년 동안 타국을 침략한 적이 없다. 따라서 미국은 이란의 핵 개발을 핑계로 이란을 위협하는 짓을 중단해야 한다."
그런 다음 자신의 주장을 이렇게 덧붙였다.
"서방 제국주의는 이란 여성의 권리를 핑계로 이란 침략을 정당화한다. 그러나 이란 여성의 정치 참여율은 높다. 여성의 의회 진출 비율은 터키와 비슷한 수준으로 매우 높고, 고위직 여성 관리 수도 남한과 비슷하다. 이란의 여성 운동이 이란 민주화 운동의 주요 축이다."
이어서 한국의 김하영 운영위원이 발표했다.(김하영 동지의 발표문은 〈맞불〉38호에 실린 '핵을 빌미로 한 전쟁 위협에 대처하기'를 보시오.) 김하영 동지는 발표 중 다섯 차례나 청중석에서 큰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레바논 출신의 베네수엘라 '4·13 운동'대표가 발표했다.
"미국이 지금은 중동에 발이 묶여 있지만, 언젠가는 베네수엘라에 개입할 것이다. 미국은 2002년 군사 쿠데타를 지원했고, 지금도 카리브해에서 군함을 이용해 베네수엘라를 군사적으로 위협하고, 베네수엘라 군대의 마약단속반을 첩자로 활용하고, 아마존 유역의 주민들을 사주해 반정부 소요를 일으키려 한다. 이란과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모든 곳에서 동원과 연대가 중요하다. 베네수엘라는 이란과 공동으로 핵 개발을 한다는 데 합의했고, 이스라엘의 핵 보유를 비판했고, 이스라엘과의 외교·경제 관계를 단절했다. 중동의 아랍 정권들은 결코 믿을 수 없다. 혁명은 평범한 사람들한테서 나온다."
연사들의 발표가 끝난 뒤 진행된 청중 토론에서는 핵무기와 평화적 핵에너지 개발권을 둘러싼 논쟁이 있었다.
"이란은 핵무기를 갖고 있지만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란의 핵무기 때문에 미국이 이란을 두려워한다. 이란이 무너지는 것은 우리 모두의 후퇴다."레바논 국민통합조직(?) 사무총장)
"핵무기에 반대한다. 레바논 저항세력의 승리는 핵무기에 의지하지 않고도 제국주의를 패배시킬 수 있음을 보여 준다."자신을 터키 좌파라고 밝힌 참가자)
"이란 공격 반대 운동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교육 사유화나 시장 개방을 추진하는 무바라크 독재 정권에 맞서는 이집트 민주화 운동은 중남미 운동과 맥을 같이한다. 우리는 국내외에서 동시에 전쟁을 치르고 있다."이집트의 학생 사회주의자)
"터키 정의평화연합은 2003년에 결성됐다. 그 전에 터키에는 반전 운동이 없었다. 터키 반전 운동의 가장 중요한 승리는 미국이 터키 영공을 이용해 군대를 이라크로 진격시키려는 것을 저지한 것이다. 각국의 반전 운동은 자국 정부에 맞서 싸워야 한다. 터키 남부의 미군기지에는 19기 이상의 핵무기가 있다. 미국은 이를 이용해 이란을 공격하려 한다. 따라서 미군기지 폐쇄 운동이 필요하다. 5월에 대규모 시위를 벌일 준비하고 있다."터키 정의평화연합 의장이자 전 공공연맹 위원장)
"몇 주 전 영국 정부의 트라이던트 핵무기 체계 강화 방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블레어 정부는 이 핵무기 체계에 760억 파운드나 쏟아붓고 있다. 우리는 트라이던트 시스템이 설치될 스코틀랜드의 군사기지 봉쇄 투쟁을 벌이고 있다."스코틀랜드 핵무장해제운동(CND)의 앨런 코크)
"진정한 '악의 축'은 이란과 북한이 아니라 제국주의·시온주의와 협력하는 이집트·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 등이다. 아랍 민중은 종파를 떠나 단결해야 한다. 이란 공격은 실패할 것이다. 이란 민중이 시아·수니를 떠나 단결할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나라는 독자적 핵무기 보유권이 있다. 평화적 핵 기술 보유를 위한 국제 협의체를 건설하자. 4월 28일을 이란 공격에 반대하는 전 세계 행동의 날로 정하자."카라마당 당원인 키파야 활동가)
"부시와 블레어는 끔찍한 위선자들이다. 블레어는 연금과 복지를 삭감하면서도 트라이던트 시스템에 760억 파운드나 쏟아붓고 있다. 이런 위선을 폭로해야 한다. 그러나 핵 기술 보유는 별개의 문제다. 핵 기술은 더럽고 위험하고 쓸모없는 기술이다. 핵 폐기물 처리나 보관 등에 드는 비용을 감안할 때, 핵 발전이 값싼 전력 생산 방식이라는 것은 순전한 거짓말이다."영국 전쟁저지연합 활동가인 사회주의노동자당(SWP) 당원)
"이스라엘은 민간용이든 군수용이든 핵에 대해 말할 자격조차 없다. 미국의 압력에 맞서 이란의 핵무기 보유 권한을 인정해야 한다. 이란과 북한이 공격당하기 전에 지금부터 이에 맞서는 동원을 시작해야 한다. 미국을 패퇴시키기 위해서는 이라크 저항세력을 지지·지원해야 한다. 이란이 스스로 방어하고자 한다면, 이라크에서 미국 제국주의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말리키 정부 등과 손잡지 말고 이라크 저항세력을 지지해야 한다."레바논의 이라크 연대 단체 회원)
"앞서 말한 영국 전쟁저지연합 활동가의 주장을 지지한다. 세상에 핵 기술은 필요없다. 아랍 정권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고, 이 비겁한 정부들은 타도돼야 한다. 이란 공격에 반대하는 국제 행동의 날을 제안한다."이집트의 학생 사회주의자)
"원자폭탄은 자본주의적 대량살상무기다. 헤즈볼라는 이런 무기 없이도 성공했다. 핵에너지는 자본주의적 에너지다. 체르노빌 사고의 참상을 볼 때, 핵에너지는 필요없다. 저항은 현장에서의 투쟁, 아래로부터의 투쟁이어야 한다."독일 활동가)
"이란을 방어하기 위한 두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하나는 테헤란에서 국제 컨퍼런스를 열어 이란 민중과 함께하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아마디네자드·차베스·만델라·푸틴·후진타오와 남미 지도자들이 모두 테헤란에 모여 미국에 맞서 이란과 같은 편임을 과시하는 것이다."인도 활동가)
"미국도 패배에서 교훈을 얻을 것이다. 그래서 이란 공격 전에 심사숙고할 것이고, 이란을 먼저 쳐서 북한과 베네수엘라 등에 경고할 것이다. 미국은 대륙별로 한 나라만 핵 보유를 허용하고 그 나라를 통제하려 한다. 이를 깨트려야 한다."무슬림형제단 학생)
"수단 사람들도 저항하고 있다. 이란이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저항세력을 정말로 지지한다면 왜 이라크 저항세력을 지지하지 않는가? 이란은 또 왜 탈레반을 지지하지 않는가? 이는 이란의 의도적인 전략적 실수다."무슬림형제단 수단 지부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