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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카이로 국제 반전 회의:
교육과 사유화

이집트 사회 포럼에서 학생들이 주최한 '교육과 사유화'포럼은 뜨거운 토론의 열기로 가득했다.

발제자는 날로 확대되는 신자유주의 사유화의 물결이 대학생들의 삶을 어떻게 팍팍하게 만들고 있는지 얘기했다.

"자본주의의 확대와 함께 교육받은 노동 계급을 양산할 대학이 필요해지자, 과거 나세르 정권은 대학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국가가 대학을 운영했고, 무상 교육이 이뤄졌다.

"그러나 오늘날 경제 위기와 함께 국가는 대학을 내팽기치기 시작했다. 없던 등록금이 생겨났고[카이로 대학 등 국립대의 등록금은 이집트 한 달 최저 임금의 3배가 넘는다] 교육의 질은 떨어져갔다. 특히 최근 들어 "대학 발전·선진화"라는 명분 아래 사유화가 추진됨에 따라 이런 경향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대학을 어렵게 졸업해도 경제 위기 때문에 취업이 매우 어렵다. 불안정한 미래 때문에 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고 대학에 들어가기 전부터 주요 과목에 대한 과외 열풍이 불고 있다. 신자유주의로 인해 임금이 삭감된 국·공립학교 교사들이 이런 과외 교사로 나서는 현실이다. 점점 더 돈 없는 사람들이 교육에서 소외되고 있다."

알렉산드리아 대학교의 FSU(Free Student Union : 학교와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학생회) 활동가는 이런 신자유주의 흐름에 학생들이 단결해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렉산드리아 대학교에서 정부와 학교 당국은 학생들에게 어떤 민주적인 설명이나 토론도 없이 사유화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아직 많은 학생들이 사유화의 재앙적 효과에 대해서 모르고 있다. 좌파와 무슬림 등 모두가 학생회를 통해 힘을 합쳐 싸워야 한다. 교육은 상품이 아니라 권리다."

자신을 대학 교수라고 밝힌 발언자는 "정부의 대학 사유화 정책에 따르면, 현재 교수들 중 단 2%만이 평생 동안 고용될 수 있다. 지금의 대학 정책은 대학 교수들을 학살하는 것이다"라고 학생들의 투쟁에 지지를 보냈다.

한 학생은 사유화 문제가 이집트 전체의 신자유주의 문제와 떨어져있지 않음을 지적했다.

"대학 사유화는 무바라크의 최근 헌법 개악으로 더 가속화할 것이다. 독재자 무바라크에 맞서 싸워야 한다.

"무바라크는 학교에 학생 일부를 프락치로 심고, 학생 활동가들을 학교에서 쫓아내고 심지어 감옥에도 가두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절대 굴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에서 온 동지의 발언은 많은 활동가들이 앞으로 가야할 길을 보여줬다.

"그리스에서는 작년 300개 대학에서 점거를 진행하고, 교사 노동자들의 파업과 학생들의 투쟁을 연결시켜 정부의 대학 신자유주의 정책을 물러서게 만들었다. 올해 우리는 정부에 맞서 한 번 더 이런 투쟁을 조직하고 있다. 지난해 그리스에서 벌어진 일은 다른 누구도 아니라, 바로 여기 모여 있는 학생들과 같은 평범한 학생들의 손으로 이루어졌다. 더 광범하고 강력한 투쟁을 건설해나갈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

토론을 통해 한국뿐 아니라 그리스와 이집트 등 전세계의 지배자들이 평범한 학생들의 권리를 공격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처럼 교육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에 맞서 학생들의 저항도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학생들이 공통의 적에 맞서 국제적 연대를 건설하고, 나아가 더 광범한 세계적 신자유주의 반대 운동의 적극적인 일부가 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