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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민주화 인사 석방과 민간인 군사재판 반대 기자회견:
“무바라크 독재 정권의 끝이 멀지 않았다”

최근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정부는 야당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 자유주의 야당인 알가드당 대표 아이만 누르 박사를 투옥했고, 특히 하원에 80석 이상의 의석을 가지고 있는 이집트 최대 야당인 무슬림형제단을 집중적으로 탄압했다. 현재 무슬림형제단 활동가 2백20여 명이 구금돼 있고, 이 중 40여 명이 군사재판에 회부된 상태다.

지난 5월 초 이집트 민간 법정 판사가 민간인 군사재판 회부를 불법이라고 판정했음에도 무바라크 정부는 무슬림형제단 간부에 대한 군사재판을 강행하려 한다.

이집트 운동은 이런 탄압에 맞서고 있다. 6월 2일 이집트 카이로 시내 변호사회관 앞에서 다양한 단체 소속 활동가들 2백50여 명이 민간인 군사재판 회부와 야당 탄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회에서 이집트 민주화 운동인 키파야 운동은 다음 달 상원 선거를 보이콧하는 시민불복종 운동을 벌이자고 호소했다.

이집트 운동의 저항에 호응해 한국에서도 6월 4일 ‘민주화 인사 석방과 민간인 군사재판 반대’ 기자회견이 열렸다. 10여 개의 단체들이 이 기자회견을 공동 주최했고, 40여 명이 참가했다.

첫 발언에서 김은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지난 3월 말 카이로 국제평화회의에 참가해서 많은 이집트 민주화 활동가들의 단호한 모습을 보고 무바라크 독재 정권의 말로가 멀지 않았음을 느꼈다. 민주노동당은 한국의 오랜 민주화 운동의 산물이며 다른 나라의 민주화 투사들에게 계속 연대를 보낼 것이다” 하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위해 이집트 키파야 활동가이자 저명한 블로거인 호쌈 알-하말라위가 연대 메시지를 보냈다. “여러분과 우리는 부패한 신자유주의 정부라는 같은 적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의 승리는 여러분과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 모두의 승리일 것입니다. … 우리는 어떤 정부의 도움도 바라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는 여러분 같은 평범한 시민·진보정당·시민사회 단체의 지지를 바랍니다. 계속 함께 싸웁시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민간인 군사재판 회부의 부당성을 폭로했다. “왜 민간인을 군사 법정에 세워서는 안 되는가? 과거 민청학련이나 민혁당 사건을 생각해 보자. 1차·2차 재판에서 사형 집행까지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재판이 군사 작전처럼 진행됐다.”

〈맞불〉기자 김용욱은 “지금 이집트에는 역동적 민주화 운동과 농민의 생존권 투쟁이 존재하며, 다른 무엇보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노동자 파업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무바라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들 운동이 서로 결합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민간인을 군사재판에 회부하고 야당 인사를 탄압해서 사람들을 겁주려 한다. 그러나 이집트 민중은 이에 굴하지 않고 싸우고 있다. 한국 시민사회와 진보정당은 이집트 민주화 운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집트 대사관은 기자회견문 접수조차 거부했지만 이날 기자회견은 성공적이었다. 참가자들은 시종일관 힘차게 구호를 외치고 결의를 다졌다. 중동에서 이집트가 차지하는 정치적 위치를 볼 때 이집트 운동을 지원하는 국제 연대 활동은 계속 확대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