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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 운동의 축제’ 맑시즘2007: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맞선 저항과 대안이 펼쳐지다

7월 14일부터 17일까지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저항 운동의 축제’ 맑시즘2007은 그 전신인 ‘전쟁과 혁명의 시대’를 포함해 7년째 계속되는 대규모 진보 포럼이다.

그러나 올해 행사는 역대 최고로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올해 행사는 학교 당국이 진보 단체 행사에 부당한 이중잣대를 들이대며 장소 사용을 허가하지 않아 행사의 안정적 개최 여부 자체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래서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간의 힘 겨루기 양상까지 보인 이번 행사에 진보진영뿐 아니라 일부 주류 언론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한국일보〉와 〈서울신문〉 등이 린지 저먼을 인터뷰했고, 〈경향신문〉은 청소년 행사를 기사로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 당국의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맑시즘2007이 매일 등록자 합산 수치로 3천 명이 참가하는 대성공을 거둔 것은 진보진영이 이데올로기 투쟁에서 거둔 중요한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맑시즘2007이 성공을 거둔 데는 1백81개 단체의 후원이 중요한 기여를 했다. 특히, 고려대학교 당국의 방해를 규탄하며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한 학내 진보 단체들의 지지와 연대가 큰 힘이 됐다. 참가자들은 학내 곳곳에 걸린 학내 진보 단체들의 맑시즘2007 지지 메시지와 배너를 보면서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예감할 수 있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입시 지옥과 두발 규제 등 각종 억압에 신음하는 청소년, 이주노동자, 민주노동당 당원 등이 서울뿐 아니라 멀리 지방에서도 올라와 참가했다. 특히 학생들이 많이 참가한 것이 두드러졌다.

연단에서도 현재 가열차게 투쟁하고 있는 이랜드 등 비정규직 아줌마 투사들과 단식 투쟁중인 민세원 철도노조 서울KTX 승무지부장 등이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 주었고,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 정대연 파병반대국민행동 기획단장, 정태인 성공회대 교수, 마숨 이주노조 사무국장, 정성진 경상대학교 교수 등 저명한 진보 인사들이 열띤 강연과 발표로 행사의 성공에 기여해 주었다.

또, 멀리 영국에서 온 전쟁저지연합 사무총장 린지 저먼과 리스펙트 사무총장 존 리즈뿐 아니라 가까운 일본에서도 반전 운동가들이 참가해 연단과 청중석에서 토론에 기여하며 국제 연대와 교류의 폭을 넓혀 주었다.

이같은 쟁쟁한 투사들과 참가자들의 열띤 토론 속에서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맞선 저항과 대안이 풍부하고 치열하게 논의됐다. 전쟁과 신자유주의 대한 구체적 분석과 폭로가 넘쳐났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참가자들을 감동시켰고, 급진적 주장과 혁명적 대안이 거침없이 펼쳐졌다.

행사 기간에 ‘다함께’가 발행한 소책자 6백여 부가 팔리고 도서 할인 판매 행사에서도 사회과학 서적 1천여 부가 판매되는 등 진보적인 사상과 이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드러났다.

혁명적 대안

맑시즘2007은 ‘저항 운동의 축제’라는 모토에 걸맞게 다양한 부대 행사들도 진행됐는데, 이런 행사들은 저마다 생각보다 큰 성과를 거뒀다. 또, 이런 성과는 투쟁중인 이랜드 노동자들이나 구속 노동자들, 고대 출교 학생들, 삼성 해복투 동지들, 이주노조 등을 위한 모금과 서명으로 연결되기도 했다. 반전 전시회 수익금이 파병반대국민행동에 기부되고, 이시우 작가 사진전에서는 작가가 옥중에서 보낸 서적 60여 권이 판매되기도 했다.

맑시즘2007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가 전문 보육시설 못지 않은 놀이방 운영인데, 올해도 20여 명의 아이들이 보육교사와 간호사, (한)의사 선생님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에 따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하루만 참가하려 했던 한 엄마는 놀이방에 또 가자는 아이의 성화 때문에 하루를 더 참가하기도 했다.

인터넷에서 맑시즘2007을 알게 돼 참가했다는 한 참가자는 “마르크스주의 이론을 명쾌하게 설명할 뿐 아니라 현실 적용도 뛰어난 토론회였다”는 평가를 남겨 주었고, 어떤 참가자는 “청중석 토론이 좋고 재미있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사회 변화와 진보를 추구하는 데]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거나 “운동에서 행동 통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는 소감을 남긴 참가자들도 있었다.

민주노동당 대선 예비후보인 심상정 의원은 맑시즘2007이 “반(反)신자유주의를 주제로 한 수준 높은 토론”이었다고 평가했고, 노회찬 후보는 “맑시즘2007이 한국에서 마르크스주의를 대중화하는 데 기여하기 바란다”는 기대를 피력했다.

폐막식에서 리스펙트 사무총장 존 리즈는 제국주의간 갈등과 균열 등 국제적 정세를 조망하면서 “국제 노동계급 운동의 경험은 우리에게 투쟁을 위해서는 단결해야 하고 조직을 건설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우리에게 필요한 조직은 투쟁을 마지막에 협상으로 타결하는 조직이 아니라 맨 처음부터 투쟁에 앞장서고 승리로 이끄는 조직이다”라고 연설했다.

다함께 운영위원 최일붕 동지는 국내 정치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하면서 이러한 “격동적인 상황 속에 정치를 중심으로 개입하면서 노동자 단결을 추구하고, 정치적 투쟁을 발전시키며,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맞설 사회주의 정치와 조직을 건설하자”고 연설했다.

4일간의 ‘저항 운동의 축제’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뉴코아-이랜드 공동투쟁본부가 주최한 파업 지지금 마련 연대주점에 참가했다. 연대주점에서는 뉴코아, 이랜드, 연세의료원, 현대차, 기아차, 이주노동자 등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부문을 뛰어넘는 연대의 장이 펼쳐졌고 뉴코아·이랜드 파업 지지금이 끝없이 전달됐다. 다양한 노동조합, 민주노동당, 사회단체 등에서 참가한 수많은 참가자들은 뉴코아·이랜드 투쟁 승리를 위한 강력한 연대를 결의했고, 투쟁 승리의 전망과 자신감을 느끼며 함께 어울렸다.

맑시즘2007은 이 행사가 한국 진보 운동 내 대화의 장(場)임을 다시 한 번 보여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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