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범국민행동의 날:
“서울 도심을 대중의 물결로 덮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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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11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한미FTA 저지, 비정규직 철폐, 반전평화 2007 범국민행동의날’(이하 범국민행동의날) 대회가 열린다.
전국 각지에서 십수만 명이 모일 예정인 이 대회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반전·반신자유주의 쟁점들을 제기할 것이다.
한미FTA는 정부가 이미 체결했지만 반대 여론이 여전히 40퍼센트에 이른다. 특히, 미국 의회에서 한미FTA 비준안 통과의 전제 조건이라는 광우병 의심 쇠고기 수입 허용에 반대하는 여론은 75퍼센트가 넘는다.
노무현은 한미FTA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자고 한다. 비정규직을 늘리고 고용 불안을 심화시킬 노동시장 유연화, 공공요금 인상과 공공서비스 악화를 낳을 공기업의 사기업화, 국민의 건강을 위협할 미국산 뼈 있는 쇠고기 수입 등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실상이다.
‘한미FTA로 사회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다’는 노무현의 주장도 황당하다. 한미FTA는 양극화의 근본 원인인 신자유주의 정책의 결정판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 통계청이 발표한 것을 보면,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 전후인 지난 1년 동안에도 비정규직이 24만 명 이상 증가했다.
비정규직 악법이 비정규 노동자들을 보호하기는커녕 내쫓는 법이라는 사실은 뉴코아·이랜드 노동자 투쟁에서 잘 드러났다.
지난 9월 〈한겨레〉의 여론조사를 보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79.1퍼센트가 찬성했다. 범국민행동의날은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는 장이 될 것이다.
노무현 집권 내내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또 하나의 쟁점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다. 올해에도 아프가니스탄에서 무고한 한국인 두 명이 파병 정책의 속죄양이 됐다.
그럼에도 노무현은 10월 23일 직접 나서서 자이툰 부대의 파병 재연장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압도적 반전 여론의 눈치를 보면서도 여전히 악랄한 전쟁 범죄를 지속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결국 파병 재연장 문제는 기성 정치권 대선 후보들을 편 가를 만큼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예매
범국민행동의날은 한미FTA가 낳을 재앙을 우려하고, 비정규직 차별에 반대하고, 학살 지원 파병에 반대하는 한국 사회 다수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다.
또, 이 집회는 파병 재연장안을 부결시키도록 국회를 압박하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벌어질 수 있는 한미FTA 국회 비준 저지 투쟁을 위한 동력을 다지는 대회가 될 것이다.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서 십수만 명이 대중 집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매우 멋진 일이다.
선관위는 범국민행동의날이 이 대회의 기치를 일관되게 옹호해 온 권영길 후보에 대한 지지 상승으로 이어질까 봐 ‘불법’ 시비를 걸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만인보’를 하며 전국의 노동자·민중에게 참가를 호소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전농 등도 범국민행동의날에 더 많은 사람들을 결집시키기 위해 현장을 독려하며 버스·기차 승차권을 예매하고 있다.
10월 27일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사람 대접해달라”며 분신자살했다. 죽음보다 더 고통스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투쟁의 희망을 보여 주자. 권영길 후보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바꿔야 한다”며 “11월 11일 시청에서 청와대 앞까지 우리들의 물결로 덮어버리자”고 호소했다.
11월 11일 범국민행동의날은 우리의 고통과 분노를 쏟아내고, 대중의 힘을 보여 줌으로써 ‘세상을 바꾸는’ 그런 날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