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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차 민주노동당 중앙위원회:
‘혁신 비대위’에 좌파적 비판을 제기하다

2월 3일 당대회에서 국가 탄압에 타협하고 대중 운동과 거리를 두는 등 당의 우경화를 추구하는 심상정 비대위(이하 심 비대위)의 혁신안은 다수 대의원들에 의해 거부당했다. 심 비대위는 사퇴했고 의원단총회에서 천영세 비대위(이하 천 비대위)가 구성됐다.

그런데 천영세 직무대행은 언론을 통해 “심 비대위의 혁신 방향과 취지, 재창당의 기본 방향은 받아 안고 간다”며 당 대회 결정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천영세 직무대행은 심 비대위의 최기영·이정훈 당기위 제소의 유효성도 인정했고, “당헌 당규 위반이 밝혀지면 엄중한 처벌이 가해질 것”이라고 했다. 천영세 비대위가 최기영·이정훈 당원을 면회가서 자진탈당을 권유한 사건도 천 비대위가 심 비대위와 다르지 않다는 의혹을 증폭시켰다. 의원단이 지난 5년간 당을 오른쪽으로 이끄는 견인차 구실을 했다는 점도 이런 심증을 더 굳히게 했다.

그래서 2월 19일 중앙위에서 천 비대위가 ‘혁신·재창당 방안’ 추진을 위해 자신들에게 전권을 달라고 요구한 것을 우리는 지지할 수 없었다. 비록 천 비대위가 중앙위에 내놓은 ‘혁신·재창당 방안’이 매우 모호했지만 말이다.

중앙위에서 ‘다함께’ 소속 중앙위원들은 이 점을 분명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주요 자주파 그룹들은 우리의 비판에 눈총을 줬고, 토론 자체를 심드렁해 했다.(이처럼 토론을 꺼려하는 자세야말로 혁신 대상이다). 어렵게 구성한 새 지도부를 흔들고 싶지 않았을 것이고, 무엇보다 천 비대위의 잘못된 ‘혁신안’을 사실상 지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혁신·재창당 추진 결의 건’을 전면 삭제하자는 ‘다함께’의 수정동의안을 참석한 중앙위원 중 30퍼센트가 지지했다.

천 비대위는 심 비대위의 ‘비례후보 전략공천’도 고스란히 계승했다. 비례후보 1번부터 6번까지 비대위가 공천권을 갖고 일괄적으로 찬반을 묻겠다는 안이었다. 자주파의 독식 등 “당의 폐쇄성 극복”을 위해 전략공천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일면 일리가 있다.

그러나 천 비대위가 심 비대위의 우경적 혁신안을 계승한다고 선언한 마당에 어떤 검증 장치도 없이 전략공천 전권을 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다함께’는 전략공천을 반대하는 수정동의안을 제출했다. 이 수정동의안은 36퍼센트의 중앙위원들이 지지했다.

분당 사태를 딛고 총선 대응을 서둘러야 하므로 천 비대위를 지지해주자는 압력 속에서도 ‘다함께’ 등의 좌파적 입장이 적지 않은 지지를 받은 것이다.

천영세 직무대행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 혁신 방향이 확정된 것이 아니고 당원들과의 토론을 통해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제 민주노동당 온건화에 반대하는 당원들은 천 비대위의 방향을 지켜보면서 당의 우경화에 반대하는 투쟁을 지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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