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위헌 판결을 받은 군가산점제를 부활시키는 법 개정안이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발의자인 한나라당 고조흥은 2퍼센트 범위로 가산점 비율을 줄였고, 횟수 제한과 선발인원의 20퍼센트 제한이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안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군가산점 2퍼센트로 시뮬레이션 해 보면 9급 공무원의 경우 남성 합격자가 10퍼센트 늘고, 7급의 경우는 30퍼센트까지 영향을 미친다.
나는 현재 교원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서울에서 과학 과목들의 신규 임용은 1~2명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군가산점 부활 뉴스를 들으며 ‘교사의 꿈을 접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억압적인 군대에서 복무한 사람들에게 사회적 보상은 필요하다. 하지만 군가산점의 혜택을 받는 사람은 고작 1천 명 정도다. 국가는 아무런 비용 부담 없이 생색만 내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여성과 장애인 들에게 떠넘겨진다. 이들은 이미 취업 경쟁에서 차별받고 있는데 말이다.
남성들의 군가산점 지지율은 93퍼센트에 달한다. 왜냐하면 ‘신의 아들’들은 가지 않고, 힘없고 돈 없는 ‘사람의 아들’만 가야 하는 군대이기 때문이다. 군필자들이 가지는 불만과 보상심리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군가산점을 지지한다면 실질적인 보상은 더욱 요원해질 것이고, 군 징병제를 강화하는 논리만 커질 뿐이다.
제대군인에게 연금 지원 같은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또 군 복무 환경을 개선하고, 군 복무 기간을 줄이고, 임금을 현실화하는 개혁도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모병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여성과 장애인 들에 대한 차별을 심화하고, 제대군인에 대한 보상 효과도 없는 시대착오적인 군가산점 부활은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