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이주노동자와 연대하고 손을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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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 성수동 일대는 서울에서 영세 제조업체가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이곳은 이주노동자들이 아주 많이 있는 곳이고 이주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단속하는 일이 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보다 못한 성동·광진구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해 9월에 ‘해도해도 너무한다. 폭력단속·추방을 반대하는 입장이라도 밝히고 관심을 갖자’는 취지에서 ‘성동·광진 이주노동자 인권지킴이’ 발대식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렇다 할 활동을 못하고 지지부진하던 차에 까지만 위원장을 비롯한 이주노조 표적단속과 탄압이 벌어지면서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지난 2월 21일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건대입구 사거리에서 여수화재 참사 1주기를 맞아 이주노동자들의 인권 문제를 시민들과 함께 생각해 보자는 취지의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주노동자들은 직장에서는 같이 일하는 동료이고, 집 앞 골목에서 마주치고 같은 슈퍼마켓을 이용하고 동네 시장 통에서도 만나는 우리의 이웃이다.
전라도에서 성수동에 이사 와서 살고 있는 사람들처럼, 경상도에서 성수동에 이사 와서 살고 있는 사람들처럼 똑같은 우리의 이웃이다. 10년 넘게 같이 살고 있지만 그들이 폭력단속반에 쫓기며 목숨까지 걸어야만 하는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
폭력 단속반
우리 정부 당국은 행정적 편의를 앞세운 인권 유린에 대한 변명이 궁색해지니까, ‘국가안보에 위해·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내국인 근로자들의 노동조건을 보호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국가안보에 위험 요인을 걱정한다면 남의 나라 침략 전쟁에 우리 군대를 보내는 일부터 물러야 하는 것 아닌가? ‘내국인 근로자’를 보호한다면 비정규직을 양산해서 노동권을 짓밟는 일부터 당장 그만두고 이주노동자들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들에게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 등 노동법이 지켜지도록 해야 하는 것이 먼저 아닌가?
우리가 연대하고 손을 잡아야 할 곳은 ‘내국인 근로자’ 노동조건 보호 운운하면서 비정규직이나 양산하는 정부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고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약속하고자 한다. 우리의 이웃에 가해지는 폭력과 탄압을 이제 보고, 관심을 갖고, 모이기 시작했다. 이주노동자들과 연대해서 모든 노동자들의 노동권·인권이 지켜질 때까지 길게 함께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