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엔진이 덜덜거리는 이명박 불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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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최근 “새 정부가 탄생한 지 20일이 됐는데, 한 6개월쯤 된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명박 20일이 6개월처럼 느껴지는 것은 짧은 기간에 압축적으로 쏟아낸 개악과 반동, 추문들 때문이다.
이명박의 친기업·반민중적 개악과 공격들은 그야말로 휴일도 없는 ‘노 홀리데이’였다. 이명박은 “공직자는 국민의 머슴”이고 “주인보다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했는데, 재벌들의 “머슴” 이명박의 부지런함은 노동자·서민들에게 큰 괴로움을 줬다.
서울시의회가 “공부하다 죽은 학생 봤냐”며 학원 24시간 영업을 추진한 것도 이명박의 부지런함을 흉내낸 결과였다. 성남에서 “저를 낭떠러지로 밀지 말아 주세요. 살고 싶습니다” 하는 떡볶이 노점상을 분신으로 내몬 것도 정부의 ‘부지런한’ 단속이었다.
물가 인상 속에 아이들에게 자장면 사주기도 부담스러워진 서민들에게 이명박이 선물한 것은 1인당 주택 3.6채와 토지 4건을 가진 ‘강부자’ 내각이었다.
평균 재산 39억 원인 ‘강부자’ 내각은 4일에 한 명씩 노동자를 구속했고, 코스콤 비정규직 농성장을 폭력 침탈했고, 이제 ‘백골단’을 부활시키려 한다. 반면 삼성특검은 ‘삼성을 특별히 봐주는 검사’가 됐다. 덕분에 삼성은 “오해가 풀려서 다행”이라고 한다.
그 결과 지금 이명박의 지지율은 일부 조사에서 심지어 40퍼센트 이하까지 떨어졌다. 반면 민주당은 반사이익을 누리며 박재승의 ‘공천 혁명’ 속에 부활하고 있다. 한나라당 총선 압승 전망은 옛 얘기가 됐다.
이명박 정부가 요즘 ‘좌파 적출론’을 들먹이는 건 이런 상황 때문일 것이다. “지난 10년간 국정을 파탄한 [좌파] 세력이 각계 요직에 남아 새 정부 출범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은 이라크 파병과 한미FTA 등 노무현의 정책을 그대로 인수했고 김성호, 김장수 등 노무현 밑에서 노동자 탄압, 이라크 파병 등을 주도했던 자들까지 인수했다. 이명박의 ‘좌파 적출론’은 정치 위기를 돌파하며 반동과 개악을 계속하기 위한 술수다.
이명박은 또 박재승 ‘공천 혁명’에 대응해 소위 ‘영남 학살 공천’을 단행했다. 그러나 영남에서 친박근혜 부패 우익이 빠져나간 자리를 메운 것은 친이명박 부패 우익들이다. 한나라당의 공천은 이명박 친형 이상득 주도로 뉴라이트와 정치 철새·재벌 총수 등을 공천한 ‘형님 공천’, ‘철새 공천’, ‘재벌 공천’이었을 뿐이다.
한편, 민주당의 ‘공천 혁명’도 허구다. 민주당 공천에서 일부 부정·비리 전력자는 배제됐을지 모르지만, 개악·배신 전력자는 전혀 걸러지지 않았다. 정동영, 강봉균, 친노파 386 등 이라크 파병, 노동법 개악, 한미FTA 추진 등을 주도한 개혁사기꾼들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따라서 민주당은 여전히 이명박 불도저의 브레이크가 아니다.
이명박 불도저의 앞길은 어둡기만 하다. 불길한 총선 전망과 더불어 이명박은 “어쩌면 세계경제 위기가 시작된다는 생각도 든다”며 걱정했다. 벌써부터 “6개월쯤 된 것 같다”는 이명박 불도저의 엔진을 하루빨리 꺼뜨릴 수 있도록 강력한 저항을 건설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