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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전쟁을 막을 수 있을까?

유엔이 전쟁을 막을 수 있을까?

해외 좌파 저널에서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유엔의 승인을 거치지 않는 한 이라크를 폭격해서는 안 된다.” 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유엔은 미국이나 여타 강대국들이 약소국에 무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은 적이 없다. 유엔은 모든 나라들이 동등한 발언권을 갖는 민주적 기구가 아니다. 유엔에서 각국의 군사 행동을 승인하는 기구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다. 그러나 안보리는 5대 강국(상임이사국), 즉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이 지배한다. 그들은 모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야만적인 수단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 나라들이 함께 행동할 때는 훨씬 더 야만적이다.

영국

영국 총리 토니 블레어는 “부시의 푸들(애완견)”이라는 별명을 가진, 유럽 최고의 전쟁광이다. 그는 9월 7일 미국 대통령 부시와 회담할 때 영국은 미국과 “특수한 관계”이고, 따라서 “피의 대가를 치를” 것이고, 부시의 군사적 모험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정신나간 마피아 대부 같았다. 그는 유럽에서 가장 우익적인 지도자들 ― 스페인의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 과 동맹을 맺고 신자유주의를 추진하는 한편 미국의 군사 개입을 지지했다.

블레어는 이미 영국 반전 운동의 압력을 느끼고 있다. 그것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 때문에 블레어는 8월 내내 이번 전쟁이 “대량 살상 무기”에 관한 것인 양 거짓말을 했다.

프랑스

프랑스 대통령 자크 시라크는 석유를 위해 피를 흘리고 여기서 이득을 보려 한다. 그는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강경 우파다. 시라크는 독일 총리 게르하르트 슈뢰더가 전쟁에 반대하는 것을 비난했다. 시라크의 주요 관심사는 중동의 석유를 확보하려는 쟁탈전에서 프랑스가 탈락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1990∼1991년 제2차 걸프전과 1999년 발칸전쟁에 참가했으며, 지난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지지했다.

전통적으로 프랑스는 옛 자이르(지금의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 조제프 모부투를 비롯해 아프리카에서 가장 잔인한 세력들을 지지해 왔다. 또, 1994년 르완다 학살에 책임이 있는 후투족 민병대를 지원하기도 했다.

러시아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체첸을 침공한 학살자이며 조폭 자본가들과 유착돼 있다. 그는 KGB(구 소련의 비밀경찰) 국장 출신으로, 러시아 경제를 지배하는 조직폭력배식 자본가들, 즉 올리가르키(소수 재벌)의 후원을 받고 있다.

푸틴은 1999년 체첸 수도 그로즈니를 폭격해 수많은 사람을 죽인 뒤 권좌에 올랐다. 당시 러시아 군대는 연료-공기 폭탄을 사용해 지하 방공호에 숨어있던 민간인들을 학살했다. 작년에 푸틴은 체첸인들에 대한 야만적인 탄압을 더욱 강화했다. 이에 대해서 미국은 거의 비난하지 않았다. 푸틴이 부시의 “대 테러 전쟁”을 지지한 대가로 미국은 러시아의 잔혹 행위를 눈감아 주었다.

중국

중국 주석 장쩌민은 1989년 천안문 광장에서 노동자와 학생 들을 학살한 뒤 공산당 총서기가 됐다. 중국은 세계에서 미국보다 사형 집행을 많이 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지난해에 중국은 독립을 갈망하는 서부의 소수 민족들을 상대로 독자적인 “대 테러 전쟁”을 수행했다. 중국은 40년 넘게 점령해 온 티벳에 대한 억압을 강화했다. 중국은 위구르족과 기타 무슬림들에게 국가 테러를 가했다. 얼마 전에 미국 정부는 위구르족 독립 운동 단체인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을 “해외 테러 조직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를 두고 〈아시아 타임스〉는 “중국이 위구르족을 탄압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셈”이라고 보도했다.

■ 유엔에 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미국은 왜 이라크를 공격하는가》 중 63∼65쪽, 69∼85쪽을 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