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독자편지에서 참여연대가 파병반대국민행동 해소론을 펴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글을 읽었다. 참여연대는 2003년 9월 23일 파병반대국민행동 창립과 그동안의 활동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단체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반전 운동에 참가하면서 느꼈던 점을 기초로 그 이유를 생각해 봤다.
먼저, 많이 알려졌듯이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피랍을 둘러싸고 파병반대국민행동 내부에서 격렬한 논쟁이 있었고, 이 때문에 운동이 분열됐다. 당시에 참여연대는 평화주의에 바탕한 양비론을 폈다. 이런 이견 때문에 참여연대는 파병반대국민행동보다는 소규모 평화주의 단체들과의 활동에 더 호의적인 것 같다. 여기에는 참여연대가 대중행동 방식을 탐탁치 않게 여겨 온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둘째, 참여연대는 이른바 “민생”에 주안점을 두기로 한 듯하다. 참여연대는 ‘등록금넷’이나 ‘삼성불법규명국민운동’ 등에는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제국주의 전쟁과 파병 문제가 여전히 우리 운동의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볼 때 이런 태도는 단견이다.
셋째,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이명박의 상시파병법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공동전선 차원의 대응이 가능할까 하는 회의가 있는 듯하다. PKO 파병에는 UN이라는 고깔이 씌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UN에 대한 태도를 전제 조건으로 삼지 않고, 한국 정부의 상시적 파병 부대 창설 반대를 초점으로 삼는다면, 단결은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