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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이 우리의 촛불과 민주주의를 짓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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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5일 새벽, 이명박 정부는 생명과 정의를 위한 우리의 촛불을 짓밟았다. 광화문 네거리에서 밤새도록 촛불을 밝히며 미친 소와 미친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던 시민들에게 돌아온 것은 경찰의 물대포 살수와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방패, 발길질이었다.
미친 소 수입 고시를 코앞에 둔 절박함과 분노 때문에 광화문 네거리를 떠날 수 없었던 시민들은 촛불 하나만 든 채 이명박 정부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것을 요구했을 뿐이다.
그러나 경찰은 물대포 살수로 촛불을 꺼버렸고, 머리채를 휘어잡고 사지를 잡아 바닥에 질질 끌며 젊은이들과 여성들까지 37명을 폭력 연행했다. 아이를 안은 어머니와 할아버지와 어린아이까지 방패로 밀쳤고, 쓰러진 청소년을 발로 마구 걷어차기까지 했다. 수많은 시민들이 부상을 당했고 피가 잔뜩 묻은 옷을 입은 채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생명과 정의를 바라던 시민들의 염원은 물에 젖은 채 짓밟혔고 만신창이가 됐다.
어제 밤에 청계광장에 모인 4만여 명의 시민들이 “협상무효 고시철회”,“이명박 탄핵”을 외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한 것은 정당했다. 이명박 정부의 ‘추가 협의’와 ‘대국민 담화’라는 거듭된 사기극이 촛불에 기름은 부은 결과였다. 특히 이명박의 대국민 담화는 그야말로 ‘대국민 염장질’이었다. 이명박의 담화는 거의 한달 동안이나 촛불을 들고 잘못을 바로 잡을 것을 요구한 우리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무시한 것이었다. ‘미안하지만 미친 소는 수입할 거고 너희들은 먹어야 한다’는 게 대국민 담화의 내용이었다.
더구나 이명박은 한미FTA와 대운하, 의료·공공부문 민영화도 강행하고 있고, 유가 폭등 속에 전기세 인상 등까지 추진하며 ‘서민지옥’을 밀어붙이고 있다. 따라서 어제 행진을 시도하던 시민들 속에서 “독재 타도”, “못살겠다 갈아보자”라는 구호가 나온 것은 당연했다.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정부에 맞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이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의 국민과의 ‘소통’ 방식은 오로지 폭력과 탄압뿐이다. 오늘 새벽에도 경찰청장 어청수와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추부길이 광화문에 도착한지 1시간 만에 폭력 만행이 저질러졌다.
이명박은 우리의 눈과 귀와 입까지 가로막고 있다. 이명박은 언론·방송과 심지어 인터넷에 대한 통제까지 강화하고 있다. 오늘 새벽의 폭력 만행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방송과 언론이 진상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다음’에서는 ‘쥐새끼’라는 단어가 쓸 수 없는 금지어가 됐다고 한다.
이제 운수노조의 미친 소 운송 저지처럼 조직 노동자들이 강력한 힘으로 청소년과 시민들의 저항을 뒷받침해야 한다. 오늘 새벽의 폭력 만행으로 자신의 추악한 본색을 거침없이 드러낸 이명박 정부의 미친 질주와 미친 정책들을 막기 위해서, 미친 소를 막기 위해서 더욱 더 강력한 투쟁이 필요한 때다.
이명박 정부는 37명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
2008년 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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