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반전ㆍ반신자유주의 좌파의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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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급진좌파에게 축하할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예컨대, 5월 30일 파리에서 프랑스의 혁명적공산주의동맹(LCR)이 조직한 모임에 무려 1천 명이 참가했다.
폴란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연사에 이어 LCR의 올리비에 브장스노가 연단에 올라섰다. 브장스노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거의 5퍼센트를 득표했다.
브장스노는 좌파가 월수입 2천 유로[약 3백만 원] 미만인 모든 사람 — 프랑스 인구의 85퍼센트 — 을 위해 최저 임금 1천2백80유로[약 2백만 원]를 3백 유로[약 45만 원] 올리는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필요한 재원은 “대기업과 부자 들에 대한 보조금과 감세 정책”을 중단하면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80년대 초까지 그랬던 것처럼 임금이 물가 상승에 연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장스노는 신자유주의와 니콜라 사르코지 우익 정부를 거리낌 없이 공격해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 5월 초 브장스노는 인기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엄청난 관심을 끌었고, 3시간 동안 그가 보인 태도로 광범한 존경을 받았다. 심지어 우익 일간지 〈르 피가로〉조차 이렇게 말했다. “속지 말자. 젊은 겉모습과 매우 자연스러운 태도에도 불구하고 올리비에 브장스노는 만만한 인물이 아니다. 그는 타협하지 않는다.”
LCR은 새로운 반자본주의 정당 건설을 호소하고 주도하고 있다. LCR은 사르코지 정부의 연금·일자리·파업권 공격에 맞서 계속 싸우는 사람들과 3년 전 유럽헌법 통과를 부결시킨 기층 캠페인에 참가했던 사람들을 단결시키려고 한다.
한때 강력했던 프랑스 공산당이 계속 쇠퇴하고 사회당이 자유시장 정책을 받아들이면서 왼쪽에 큰 공백이 생겼다. 덕분에 브장스노가 내년 유럽연합 의회 선거에서 당선할 현실적 가능성이 있다.
공동 행동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반자본주의 정당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미 8천 명 — 현재 LCR 회원의 거의 세 배다. LCR은 유럽헌법 국민투표 이후 갑절로 성장했다 — 이 넘는 사람들이 참가 서명을 했다.
금요일 모임에 뒤이어 이틀 동안 16개 유럽 국가들의 급진좌파 정당들이 모인 회의가 열려 유럽 수준의 [선거] 연합을 결성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LCR과 이탈리아의 시니스트라 크리티카[이탈리아 제4인터내셔널 정당]는 2008년 유럽의회 선거를 위해 전 유럽적 [선거] 연합을 결성하자고 주장했다.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은 아직 확실히 약속할 수는 없지만 좌파 내 다른 단체들과 가능성을 타진해 보겠다고 답했다.
선거 연합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지만, 일단 급진좌파 모임에 참가한 단체들은 일련의 공동 행동을 벌이기로 합의했고 먼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와 독일 켈에서 열릴 나토 창립 60주년 ‘축하’ 정상회담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또, 지난 주말 독일에서는 나토의 아프가니스탄 점령 반대 운동을 건설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것은 스트라스부르-켈 정상회담 반대 시위를 준비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독일 토론회에서 폴란드 노동당 대표들은 폴란드와 체코공화국에서 진행중인 미국 미사일 방어 기지 건설 반대 행동에 관해 보고했다.
성장
파리의 급진좌파 회의는 전쟁과 기후변화를 중요한 행동 과제로 삼았다.
이탈리아에서 인종차별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 몇몇 나라 급진좌파 대표들은 우익이 이주민 쟁점을 악용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탈리아의 로마노 프로디 정부 같은 중도좌파 정부의 배신 — 복지에 돈을 쓰기보다 긴축 재정과 균형 예산에 더 우위를 뒀다 — 덕분에 우익이 이주민들을 속죄양 삼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당연히 중도좌파 정당들은 외국인혐오증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다.
반면 그리스, 독일, 프랑스에 대한 보고들은 급진좌파가 성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유럽 전역의 반(反)자유시장 투쟁들에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급진좌파가 반전·반자본주의 운동의 일부가 되고 좌파 내 다른 세력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서 독일 급진좌파 정당 ‘디 링케’의 사례가 매우 중요하게 논의됐다.
올 가을에 열릴 또 다른 급진좌파 회의에서도 논의는 계속될 것이다. 이번에 파리에 모인 사람들은 범유럽적 반자본주의 좌파 건설에 필요한 공통 강령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기초가 놓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