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뒷산에 올라” 꼼수만 궁리한 이명박의 특별 ‘사기’ 회견
〈노동자 연대〉 구독
이명박은 6월 19일 대국민 사기성 특별 기자회견에서 “뼈저린 반성” 운운하면서도 사실상 ‘재협상은 없다’고 다시 쐐기를 박았다.
무려 50일 가까이 이어진 촛불의 요구, 6월 10일 1백만 명이 외친 요구, 국민의 80퍼센트가 바라는 요구를 단칼에 거부한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보장한다면 믿어야 한다”, “불법으로, 또 폭력으로 (시위를) 하는 것은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싸가지 없는 말도 늘어놨다. 결국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보[며]” 이명박은 어떻게 국민을 속이고 사기칠지만 생각한 것이다.
대국민 특별 ‘사기’ 회견은 오리혀 이명박 OUT 투쟁이 왜 정당한지 분명히 보여 줬다. 이제 이명박은 청와대 뒷산에서 더 날카로워진 정권 퇴진의 함성을 듣게 될 것이다.
대운하 ─ 삽질은 잠시 멈췄을 뿐이다
이명박은 “국민이 반대하면”이라는 단서를 달아 여전히 삽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대운하 반대 여론이 70퍼센트 이상”(〈동아일보〉), “대운하 사업 미련 버리고 확실하게 포기하라”(〈조선일보〉)며 조중동조차 충고하는데 말이다. 아니나다를까 국토부 건설수자원정책실장 권진봉은 “포기가 아니고 중단”이라며 “여론이 좋아지면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전북중앙신문〉)
이름만 고쳐서 계속될 미친 정책들
이명박은 “공기업 선진화, 규제 개혁, 교육제도 개선 등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꼭 해야 할 일들은 철저히 준비해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며, 공기업 민영화, 재벌 규제 완화, 입시경쟁 강화 등 정신 나간 정책들을 이름만 바꿔서 밀어붙이려 한다.
당장 올해 안에 학교 관련 규제를 모두 폐지해 ‘학교자율화’를 더 앞당긴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물·전기·가스는 민영화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한전 자회사들은 매각 대상에 올라 있고 지자체들은 이미 상수도 민간 위탁을 추진하고 있다.
“건강보험 민영화는 없다”는 것도 말장난이다. 지난 10일 입법 예고된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기관의 영리 추구에 길을 터주는 것이다. 제주도에는 국내 영리의료법인 설립까지 추진하고 있다.
한미FTA를 위해 광우병은 감수하자?
이명박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계속 거부하면 한미FTA가 연내에 처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협박했다.
백번 양보해 한미FTA를 비준하려고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야 한다 해도, 예를 들어 일본과 같은 수입 조건으로 협상을 타결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국민의 건강권을 통째로 넘겨 버리고는 자신의 잘못을 시정하기는커녕 여전히 ‘재협상 불가’만 외치고 있다.
또, 이명박은 “한미FTA가 체결되면 34만 개의 좋은 일자리가 새로이 생기고, GDP(국내총생산)도 10년간 6퍼센트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것이냐고 협박했다.
그러나 FTA가 좋은 일자리를 늘린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명박·노무현이 따라하려는 미국의 서비스 산업화를 통해 가장 많이 창출된 일자리는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라 식당종업원·경비원·파출부·노인부양인 등 저임금 서비스 직이었다.
한미FTA와 흡사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한 미국·캐나다·멕시코 모두에서 노동자 임금 억제와 부자들의 소득 증대 현상만 나타났다.
‘747’ 사기꾼의 역겨운 변명
이명박은 “국제 금융 위기에 겹쳐 유가와 원자재 값마저 치솟았다”며 ‘경제 살리기’ 파탄의 책임을 떠넘겼다. 단 몇 개월 앞도 예상하지 못하고 ‘747’ 같은 헛된 공약만 내놓은 사기꾼다운 태도다.
그러면서 “파업이 오래가 경제에 결정적 타격을 준다면 그 피해는 근로자를 포함해 국민 모두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며 “고통 분담”을 운운했다.
그러나 이명박은 노동자·서민에게만 고통을 전가하며 ‘서민경제 죽이기’를 해 왔다. 수출 재벌의 이윤을 보호하는 고환율(원화 약세) 정책을 썼고, 물가 상승으로 말미암은 고통을 노동자·서민에게 안겨줬다.
화물연대 파업에서도 이명박 정부는 유류세 같은 간접세 인하에 극구 반대했고, 정유사의 폭리 제한을 거부했다.
경제 위기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노동자들은 화물연대처럼 싸워서 임금·일자리·복지 수준을 지켜야 한다. 청년·학생·비노동자 서민은 노동자 투쟁을 지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