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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은 변질됐는가

조중동과 청와대, 한나라당, 검·경찰은 미국산 쇠고기에만 반대하던 “순수한” 촛불시위가 “전문 시위꾼들” 때문에 온갖 쟁점에 반대하고 정부 퇴진을 외치는 “불법·폭력 시위”로 변질됐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위선적이게도 사제단의 비폭력 침묵 행진과 이전의 촛불시위를 대조하며 촛불이 폭력적이었던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

그러나 5월 초 ‘촛불 소녀’들이 맨 처음 촛불을 들었을 때부터 가장 인기 있는 구호는 “광우병 걸려 의료보험 민영화로 돈 없어 죽거든 대운하에 뿌려주오”, “이명박은 물러나라”였다. 다음 아고라의 ‘이명박 탄핵 서명’도 5월에 이미 1백만 명을 넘어섰다.

촛불 소녀

무엇보다 맨몸으로 행진하는 시위대에게 물대포를 쏘고, 소화기·짱돌을 던지고, 방패로 찍으며 1천여 명을 연행한 건 이명박 정부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고, 심지어 손가락이 잘리고 두개골이 골절된 사람도 있었다. 저들은 일부 시위대의 ‘폭력’을 부각했지만 그조차 이명박의 ‘소통 없는 일방통행’과 폭력 진압에 대한 정당한 항의였다.

2005년 사학법 개정 반대 시위 때 촛불을 들고 “정권 퇴진”을 외쳤던 자들이 이제 와서 야간 집회와 정권 퇴진 요구는 안 된다고 하는 것도 위선일 뿐이다.

“국민을 섬기겠다”더니 국민을 군홧발로 짓밟고, “경제를 살리겠다”더니 서민 경제를 파탄낸 이명박 정부의 미친 정책들에 반대하며 그 지도자에게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