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취재:
이명박 일가를 무릎 꿇린 다스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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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이명박 소유라는 의혹을 사온 경주의 자동차 부품업체 (주)다스에서 노동자들이 투쟁을 통해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다스는 이명박의 맏형 이상은과 처남 김재정이 소유한 회사로 BBK에 1백90억 원을 투자해 이명박의 돈줄로 의심받은 바 있다.
7월 15일에 다스 노동자 4백여 명은 총회를 열어, 18년 동안 장기집권하며 사측과 유착하고 직권조인을 해 온 노동조합 위원장을 불신임하고, 압도적 찬성으로 한국노총 탈퇴와 민주노총 가입을 결정했다. 이어서 곧바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다스 사측은 이명박 일가의 ‘사유재산’을 지키기 위해 경찰력 투입을 요청했지만, 노동자들은 “같이 죽자”는 각오로 공장 점거 파업을 하며 저항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주지부는 간부 2백50여 명을 다스로 집결시키고, 연대파업을 경고했다. 그러자 회사는 곧장 ‘금속노조 인정, 노조활동 보장, 인사·배치전환·징계에 대한 노사합의, 민·형사상 책임 면제’ 등 6개 조항을 양보했다.
다스의 노동자들은 그동안 숨 한번 제대로 쉬지 못했다. “곳곳에 감시카메라가 지키고 있었고 회사의 감시를 조금만 벗어나도 시말서를 써야 했다”, “BBK에 1백90억 원은 갖다 주면서 다쳐도 산재 처리도 안 해 주고 관리자가 욕해도 뭐라 하지 못했다”, “문제를 제기하면 일방적으로 배치전환시켜 버렸다.” 다스는 ‘이명박의 대한민국’의 축소판이었던 것이다.
18년 동안 장기 집권한 노조 위원장은 하청업체 사장들과 골프를 치러 다녔고 노조 사무실에는 만화책 수백 권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7월 15일에 노동자들은 이 만화책들을 불태워 버렸다.
18년 동안 누적된 불만은 이번에 봇물 터지듯 분출했다. 촛불집회를 보며 자신감을 얻은 조합원들은 “올해만큼은 직권조인 안 된다”, “우리가 파리 목숨이냐” 하면서 분노를 표출하고 위원장을 ‘OUT’시켜 버렸다.
김희용 신임 노조위원장은 “촛불집회는 국민들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말아야 하고 국민들 뜻을 따라야 하는 것을 보여 줬다. 그래서 우리도 우리 스스로 잘못된 부분을 고쳐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주의, 민주주의 하면서도 정부나 법은 유전무죄를 보여 주고 있는데 그런 사회부터 다 바꿔야 한다”고 했다.
현재 다스 노조는 임금협상과 단체협약을 준비하고 있다. 3백60여 명 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요구할 계획이며 철야농성을 하고 있다.
“그때(7월 15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동지애라는 것을 처음 느껴보았다. 이게 노동자의 힘이라고 느꼈다.” 다스 노동자들은 “죽기 살기로 덤벼서 이겼”다. 이명박에 맞서서 어떻게 싸우고 승리할 수 있는지 소중한 가능성을 보여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