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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어떻게 전쟁을 막을 수 있는가 :
대중 항의와 대중 행동이 필요하다

1월 중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의 단지 13퍼센트만이 부시와 블레어의 전쟁을 전폭 지지하고 있다. 지금은 심지어 BBC 방송조차 “대다수가 전쟁에 반대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의 가능성은 여전히 농후하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통상적인 의회적 방법에 의존할 수는 없다.

블레어가 의회에서 전쟁 관련 표결을 반대하는 이유는 자기가 몸담고 있는 정당[집권 노동당]조차 전쟁에 미온적이라는 사실이 드러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그는 “내부의 적”에 대한 언론의 마녀사냥을 이용해, 전쟁에 회의적인 대부분의 의원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

“의회 민주주의”는 다수의 의견을 무시하는 블레어를 막을 수가 없다.

우리가 전쟁 몰이를 저지할 수 있는 방법은 의회 밖의 행동과 대중 운동의 힘에 호소하는 것밖에 없다.

전쟁은 전면적인 혁명을 제외하면 모든 정부가 겪는 가장 어려운 시험이다. 전쟁의 경과와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 전쟁이 얼마나 오래 갈지, 또 사회 내부에 얼마나 심각한 갈등을 불러일으킬지는 정부 자신도 모른다.

유럽의 지배자들은 1914년 8월에 시작된 전쟁[제1차세계대전]이 크리스마스쯤이면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 전쟁은 무려 4년이나 계속됐고 전쟁을 시작한 세 제국들을 붕괴시켰다. 1960년대 초 처음으로 베트남에 파병을 시작한 미국 정부는 그 지역을 쉽게 정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전황이 불리해지면 국내에서는 격렬한 사회적 투쟁이 분출할 수 있고 군대 내에서도 규율이 무너질 수 있다. 제1차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에서 바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

공개적이고 조직적인 반전 운동이 크면 클수록 그런 사회적 투쟁은 더 빨리 분출하고 군대의 사기도 더 빨리 무너질 수 있다. 그리 되면 해외에서 벌이는 전쟁이 걷잡을 수 없는 국내 위기로 전환된다.

위기

바로 이 때문에 각국 정부는 언제나 전쟁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열을 올렸던 것이다.

양차 세계 대전 당시 세 주요 정당과 노조 지도자들이 모두 정부의 전쟁 노력에 협조한 것이 영국 정부에 결정적으로 중요했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이 끝난 뒤에, 보수당 지도자들은 당시 마이클 풋이 이끌던 야당인 노동당의 지지가 전쟁 수행에 필수적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1956년에 보수당 정부는 수에즈 전쟁을 포기해야 했고 결국 총리 앤서니 이든도 몰락하고 말았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노동당은 물론 〈데일리 미러〉나 〈옵서버〉 같은 신문들을 포함해 국민의 절반이 그 전쟁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블레어는 현재 여야 총수들의 견해가 일치해 있긴 하지만 자신이 훨씬 더 큰 반대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아주 잘 알고 있다.

2001년 10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반대하는 최초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을 때 언론과 정부는 이를 무시했다. 정부에서 흘러나온 소식에 따르면, 두 달 뒤에 벌어진 두번째 시위의 규모에 블레어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9월, 40만 명이 참가한 엄청난 시위는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그 결과 의회 밖의 반전 운동은 핵심 정치 의제로 부상했다. 지난해 가을에 조지 부시가 유엔 안보리에서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몇 달씩 허비한 것도 부분적으로는 이 때문이었다.

부시의 보좌관들은 주요 동맹국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특히 영국한테서도 지지를 얻지 못한 채 전쟁에 돌입했다가는 미국 내 유권자들의 제한적인 지지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니 블레어는 부시에게 미국이 다른 안보리 회원국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면 유권자들의 지지도 더 쉽게 얻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블레어가 영국의 반전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부시에게 전쟁을 더 늦추라고 촉구하면서 되도록 안보리 결의안을 하나 더 제출하라고 주장해 왔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다시 말해, 반전 운동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시위 행동이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영국과 미국의 상황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야전 사령관, 장성, 전직 외교관 들은 블레어에게 바그다드를 점령하기 위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질 수 있고 이것은 다른 중동 산유국들에서 미국이 후원하는 독재 정권에 반대하는 격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계속 경고해 왔다.

미국 국방부 장관 도널드 럼스펠드 같은 작자들은 그런 경고를 일축하면서, 사담 후세인을 일격에 거꾸러뜨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누구 말이 맞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가장 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바로 영국 외무부와 미국 국무부의 중동 문제 전문가들이다.

그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목표물에 폭탄을 설치하는 소규모 비밀 조직만이 문제라면 중동의 독재 정권들은 안전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런 문제는 골치 아프기는 하지만 어쨌든 제국의 정보 기관들이 대처할 수 있는 문제다. 그들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1970년대 중동 최강의 미국 종속국 이란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사태다. 당시 이란에서는 대중 시위의 물결이 확산되면서 석유 노동자들의 파업을 자극했고 군대를 분열시켰다. 결국 이란의 팔레비 국왕은 해외로 도망치지 않을 수 없었다.

직접 행동

통신의 세계화 덕분에 오늘날 세계 한 지역에서 벌어진 시위는 다른 지역의 시위를 자극하기가 훨씬 더 쉬워졌다. 영국의 대규모 시위는 전 세계에서 1면 뉴스로 다뤄졌다. 이것은 2월 15일 1천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적 운동을 건설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부시가 폭격기들을 출격시키고 군대를 파병하는 이 마당에 우리가 반전 시위를 벌인 뒤 집에 돌아와 앉아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해 우리는 더 나아가야 한다. 반전 행동을 급진화하고 더 전투적인 행동을 조직해야 한다.

현재 반전 운동 내에서 직접 행동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토론은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어떤 종류의 직접 행동을 해야 할지를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부 좌파와 평화 운동 단체들은 직접 행동을 대중 행동과 유리되거나 그에 대비되는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소수를 조직해 인구 밀집지에서 멀리 떨어진 군사 기지로 침입해야 한다거나 특별 훈련을 통한 비폭력적 직접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지어 그런 전술이 효과적이지 않다면 더 나아가 소규모 집단들의 폭력 행동을 조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것은 미국의 베트남전 반대 운동에서 웨더 언더그라운드 결성 당시 벌어졌던 일이다. 그들은 군 관련 시설들에 폭탄을 설치했다.

그러나 그런 소규모 집단 행동으로는 우리 지배자들을 저지할 수 없다. 그런 행위는 거대한 전쟁 기구에 덤벼드는 무력한 각다귀 짓일 뿐이다.

우리에게는 정말로 전투적이고 직접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이런 행동에 소수만이 참가할 것이다.

따라서 진정으로 효과적인 운동으로 발전하려면 이런 행동이 더 넓은 운동과 연관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행동에 뛰어들도록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전쟁광들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운동이다. 그리고 그 사회에 기반해 전쟁 기구가 작동하기 때문에 체제에 도전해 보겠다는 광범한 대중 행동이 꼭 필요한 것이다.

제1차세계대전 때 사회 전체를 뒤흔들었던 것은 군수품 공장 노동자들의 파업과 사병들에게 반전 사상이 먹혀들면서 빚어진 사병 반란이었다. 베트남전 반대 운동이 진정한 파괴력을 가졌던 것은, 대중 시위가 전하는 반전 메시지가 1968년에 흑인 해방 투쟁으로 흘러들어가고, 1970년에 수백 개 대학에서 점거 농성을 일으키고, 1971∼72년에 베트남 주둔 미군을 감염시켰을 때였다.

현재의 반전 운동은 이런 과거 전쟁들이 시작됐을 때 일어났던 반전 운동 규모보다 수백 배는 더 크다. 우리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반전 운동에 끌어들여야 한다. 그리고 압도 다수의 대중이 자신의 작업장·학교·지역사회에서 직접 행동에 나설 수 있는 기초를 닦아야 한다.

파괴력

최근 군수품 운송을 거부한 스코틀랜드 철도 기관사들이 작지만 아주 중요한 직접 행동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지난해 10월 31일 전쟁 반대 행동의 날에 학교를 점거했던 학생들도 마찬가지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그런 행동이 언제나 쉬운 것은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직장 동료나 이웃과 논쟁이 벌어지고 기성 권력과 충돌하는 일도 예상된다.

그러나 그런 직접 행동이 성공하면, 그래서 주위로 확산되고 더욱더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킨다면 대중과 유리된 소수 행동으로는 결코 달성할 수 없는 사회적 파괴력으로써 기성 권력과 전체 사회를 뒤흔들 수 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조직을 해 나아가야 한다. 전쟁 반대를 표명하는 대규모 도시 집회에서 시작해 모든 직장·대학·지역사회에서 반전 활동가들의 소그룹을 조직하는 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수행하는 모든 활동을 이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

블레어가 “우리의 이름으로” 폭격을 하고 사람을 죽일 권리가 없으며 우리는 전력을 다해 그를 저지할 것이라는 점을 어디서든 강력히 주장해야 한다.

최근 반전 행동 조직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를 놓고 영국 경찰 내에서 벌어진 토론이 암시하는 바는 의미심장하다. 그들에게 정말로 걱정스러운 사태는 구식의 “시민 불복종”이 아니라 훨씬 심각한 것, 바로 “사회 불안”이었다. 이것이 전쟁에 돌입하려는 모든 정부가 궁극적으로 두려워하는 것이다.

1966년 말에 미군 장성들이 대통령 린든 존슨에게,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됐던 핵폭탄을 북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 투하할 경우 예상되는 컴퓨터 모의시험 결과를 보고했다.

이를 듣고 존슨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귀관들에게 한 가지 물어 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대통령인 내가 그런 일을 했을 경우 50만 명의 성난 미국인들이 저기 저 백악관 담장을 기어올라 자신들의 대통령에게 린치를 가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그 컴퓨터에 물어 보시겠소?”

우리는 토니 블레어 역시 이라크 전쟁에 돌입하게 되면 비슷한 악몽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 주어야 한다. 시위 규모가 크면 클수록 전쟁 노력에 도전하고 그것을 저지할 수 있는 전투적 대중 행동을 건설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진다.

분노에 찬 거대한 시위는 당국이 두려워하는 대중적 “사회 불안”의 발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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