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위기 전가에 맞서 싸우는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는 지난 2월 13일 서울역에서 용산 참사 추모대회에 앞서 ‘노동권-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공투본은 전진, 노동자진보정당건설추진위,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 사회주의노동자연합, 사회진보연대, 다함께 등 급진좌파들이 경제위기 대응을 위해 모인 연대체다.
공투본 공동집행위원장인 이현대 사회진보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은 “정부는 경제 위기를 극복한다며 노동자·민중에 대한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우리가 단결하면 경제 위기를 뚫고 전혀 다른 대안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한상균 지부장은 이미 급여가 삭감돼 고통받고 있는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정부는 오히려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경제 위기의 책임전가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비정규직 문제를 방치하지 않겠다”며 정규직이 함께 싸울 것을 결의했다.
사노련의 최영익 활동가는 정부가 주장하는 법치주의가 실은 “부자 살리기, 노동자·민중 죽이기”라며 그 본질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사건이 용산 참사라고 주장했다. 또 생존권을 위한 투쟁과 MB악법 등에 맞서는 투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재벌들의 사내유보금과 유동자금을 사용해 ‘노동자·민중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업종과 부문을 뛰어넘는 연대와 단결을 확산”시켜 “전국적 파업과 제2의 백만 촛불항쟁”을 건설할 것을 결의했다.
2백여 명이 참가해 성공적으로 진행된 이 집회는 공투본의 순조로운 출발을 보여 줬다.
이어 민주노총 주최로 ‘비정규직-최저임금 노동자 생존권과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노동자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금속노조, 공공노조, 여성연맹 등 노동자 2천여 명이 참가해 이명박 정부에 맞서는 투쟁을 결의했다.
여성연맹 이찬배 위원장은 “최저임금이 83만원밖에 안되는데, 이마저도 깎으려 한다”며 정부와 한나라당을 규탄했다. 아울러 “최저임금법 개악안을 폐기하지 않는다면 총파업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속노조 김형우 비정규투쟁본부장은 경제위기에도 “1퍼센트의 가진 자들이 모든 것을 다 가져가려 한다”며 “최저임금이 아니라 가진 자들의 고액 연봉을 삭감하자”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주노조 이정원 교육선전차장은 “대표적 최저임금 노동자가 이주노동자”라며 “법이 통과 되지 않았어도 현장에서는 이미 임금이 삭감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부, 언어, 국적 등 사소한 차이를 뛰어넘어 노동자라는 더 큰 공통점을 갖고 함께 싸우자”며 이주노동자들과 한국 노동자들의 단결투쟁을 강조했다.
한편, 대회사에 나선 민주노총 임성규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경제를 살린다며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해고하고 있다. 비정규직법과 최저임금법도 개악하려 한다”며 이명박이 주장하는 ‘경제 살리기’의 본질을 시원스럽게 폭로했다. 다만, “정부와 우리는 경제를 살리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만나서 대화하고 토론하자”며 “마음 속 애국심을 발휘해 보자”고 말한 것은 아쉽다. 이명박이 비정규직법·최저임금법 개악 등 ‘노동자 죽이기 속도전’에 나서고 있는 지금, 민주노총도 대화보다는 투쟁에 온 힘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