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일제고사로 전국의 초·중학교는 서열화되었다. 허위 등수 조작이 가득한 일제고사가 3월 31일 또 시행될 예정이다.
학생들에게 일제고사 선택권을 준 선생님들이 교문 밖으로 내쫓기고, 학생들은 교문 밖에 계시는 선생님 모습을 보면서 가슴 아파하고 있다.
그런데 학교 서열화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다른 현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학기 말이 되면 강동구에서는 이사가 부쩍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초등학교 5∼6학년 여학생들이 더 나은 중학교 배정을 생각하면서 가까운 송파구나 강남 학군으로 이사하는 경우이다.
예전에는 위장 전입이 가능했지만 실사 조사가 강화되면서 가족 모두가 이사를 가는 경우이다. 비단 여학생들뿐만 아니라 남학생들도 있다.
부모들이 생각하는 좋은 중학교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가는데, 그 근처 아파트들은 매매가뿐 아니라, 전세 가격도 상한가를 유지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그 지역 초등학교는 ‘과부반’이라고 표현되는 여학생 수업반이 많게는 네 개 반 정도가 된다고 한다.(예를 들면 1반∼5반은 남녀합반, 6반∼9반까지는 여학생만 있는 반)
물론 형편이 되어 이사를 선택하는 학부모님들은 좀 더 나은 환경을 선택한다고 한다.
그러나 형편상 이사를 못 가는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갈등을 하신다.
떠나는 학생들은 선택받은 듯한 분위기, 그 반면에 남아 있는 더 많은 아이들은 선택받지 못한 듯한 허탈감을 느끼곤 하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물론 강동구 모든 지역은 아니고, 일부의 모습이다.
지금은 부모님의 능력이 되면 “좋은 학교”로, 능력이 안 되는 부모님의 학생들은 “나쁜 학교(?)”에 남아있는 우스꽝스러운 교육 현실에 살고 있다.
학교의 서열화는 결국 교육의 양극화를 조장하고, 또한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들의 양극화를 보여 주는 것이다. 친구들과 즐거운 초·중교 학창 시절을 경험해야 할 아이들이 학습 부담감과 부모님의 경제적 능력까지 비교 당하는 지금의 교육 현실은 뿌리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