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언론노조의 ‘미디어발전국민위’ 참여 기사를 읽고
〈노동자 연대〉 구독
언론노조의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참여에 대한 〈레프트21〉 입장은 ‘불참하는 것이 옳지만, 참여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인 듯하다.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는 미디어법에 대한 국민적 반발 때문에, 언론노조 등 시민·사회단체들을 불러 모아 그들과 대화하고 국민적 합의를 한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만든 들러리 기구에 불과하다.
〈조선일보〉가 사회적 논의기구를 ‘거대 여당의 자승자박’이라며 한나라당을 꾸짖자,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 주호영은 〈조선일보〉에 글을 보내 지나친 우려라며 ‘단지 자문기구일 뿐’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이 기구의 주된 목적은 언론 노동자들의 투쟁을 자제시키는 데 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언론노조 파업과 이 파업에 대한 대중적인 지지를 보면서 치를 떨었을 것이다.
현재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는 회의 공개와 여론조사 여부 등을 놓고 지리멸렬한 논쟁만 벌이고 있다. 앞으로 백 일 동안 별 볼일 없이 시간만 질질 끌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 언론 노동자들의 투쟁이 일어날라 치면 ‘논의하는 시기에 투쟁하면 되냐’며 투쟁에 압력을 가하는 구실을 할 것이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 기구가 “한나라당이 (언론악법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려고 할 때 문제를 제기하고 최소한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지만 진정한 제동 장치는 노동자들의 강력한 투쟁밖에 없다.
물론 언론노조가 사회적 논의기구에 참여하면서 투쟁을 포기하지 않았다. ‘100일 대장정 투쟁’을 선포하면서 투쟁 계획을 밝혔고, 나는 이것을 적극 지지한다.
다만 미디어악법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 여론과 언론노조 파업에 대한 지지가 높은 상황에서 굳이 사회적 논의기구에 참여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언론노조를 포함한 시민·사회단체가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에 참여해 힘을 소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두 차례 언론노조 총파업이 보여 준 것처럼 실질적인 투쟁을 준비하고 확대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