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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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 때문에 곳곳에서 분노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지금 이명박 정부는 저항들이 합쳐져 제 숨통을 조일까 봐 사람들의 손발을 묶고 있다.
3월 23일 서울경찰청장은 용산참사 추모대회에서 생긴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생긴 마찰을 빌미 삼아 ‘상습시위꾼’ 94명을 사법처리하겠다고 발표했다. 며칠 전에는 다음 아고라 게시판 접속 기록 1만5천 건을 분석해 “불법 집회를 조장하는 글의 조회건수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며 네티즌 3명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다.
이것만으론 불안했는지 집회 참가자들에게 뿌릴 수 있도록 방범 대원들에게까지 최루스프레이를 지급하겠다고 했다.
게다가 경찰은 전여옥 ‘폭행’ 사건의 가장 중요한 증거인 동영상은 경찰청장까지 나서서 공개를 거부해놓고, 현장에 있었을 뿐인 조순덕 민가협 전 상임의장을 구속했다. 조순덕 씨는 진상규명을 위해 자진 출두까지 했는데도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를 구속 이유로 들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나쁜 사마리아인들》, 《삼성 왕국의 게릴라들》 등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해 웃음거리가 됐던 국방부는 최근 이에 헌법소원을 낸 법무관 두 명을 파면했다. “군 위신 실추와 복종의무 위반, 장교 품위 손상” 등을 이유로 내세웠는데 국방부에 지킬 위신과 품위가 과연 있기는 한지 의문이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외피를 걸치는 것조차 거추장스러워한다.
행정안전부는 3월 20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정원을 21.2퍼센트 줄이겠다고 인권위에 통보했다. 검찰은 공안3과를 4년 만에 부활시켰고, 〈PD수첩〉 제작진에 체포영장을 청구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명박의 역주행 속도전 때문에 전여옥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진짜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에 걸릴 지경이다. 〈경향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현대리서치)에서 국민 63.2퍼센트가 지난 1년 동안 민주주의가 후퇴했고, 20~30대 70퍼센트가 대선을 다시 하면 이명박을 찍지 않겠다고 답했다.
온갖 오물을 튀기며 헛발질하는 이명박 불도저의 엔진은 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