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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슬럼독 밀리어네어〉, 〈도쿄 소나타〉

〈슬럼독 밀리어네어〉(대니 보일 감독)
퀴즈쇼로 본 인도 사회

어떻게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빈민가 출신의 ‘챠이 왈라’(차 심부름꾼) 청년 자말이 교수·변호사보다 더 많은 문제를 맞춰 2천만 루피를 따기 일보직전까지 가게 된 것일까?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이 질문에서 시작해 자말, 자말의 형 살림, 자말의 일생의 사랑인 라티카의 얘기를 펼쳐 보인다.

자말, 살림, 라티카는 모두 반무슬림 대학살 때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다. 그들은 생존하기 위해 구걸로 시작해 좀도둑질과 작은 사기 행각까지 벌인다. 이 영화는 이들이 처한 끔찍한 환경뿐 아니라, 인도 정부와 엘리트들의 무능, 탐욕, 폭력성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그러나 억압받는 사람들은 굴복하지 않고, 이 영화는 끝까지 낙관적 분위기를 잃지 않는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진정한 현대적 동화다.

〈도쿄 소나타〉(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실업으로 파괴된 가족

도쿄의 한 회사에서 하급 관리직으로 일하던 류헤이는 어느날 해고된다. 이 사실을 감히 가족들에게 알릴 수 없었던 류헤이는 매일 아침 양복과 넥타이를 입고 집을 나선다.

그는 일자리 소개소에서 모욕을 당한다. 또, 이런 거짓된 삶에 익숙해진 한 친구와 무료 급식을 받기 위해 몇 시간 동안 줄을 서기도 한다.

류헤이의 고통과 혼란은 아내와 두 아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이들 모두 파멸·자기 성찰·재기의 과정을 거친다.

〈도쿄 소나타〉는 때로는 조용한 코미디이고, 때로는 가슴아픈 얘기이며, 때로는 기괴하기도 하다. 〈도쿄 소나타〉는 매혹적인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