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민중 항쟁에 대한 태도 논쟁:
이란 민중 항쟁,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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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시위 반대 입장
이란 사태, 누구의 이익인가?
임지훈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학생위원장
이란 사태를 다룬 지난 호 〈레프트21〉의 기사 ─
현 이란 사태는 일면적으로 규정하기 대단히 복잡한 문제이다.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일부 부정선거가 있었음은 확인된 사실이며, 현재 아마디네자드 정부가 자행하고 있는 시위대에 대한 폭력적 탄압에 찬성할 수 없음은 명백하다.
하지만 현재 서방 정부와 언론, 한국의 〈조선일보〉 등이 주장하고 있듯이 이번 사태가 이란의 전체 민중이
오히려 현 이란 사태를 보는 진보적 입장은 일부에서의 선거 부정을 계기로 이란의
이 사태를 바라볼 때 유의할 점은 다음의 3가지 논점이다.
첫째, 실제로 이란 민중은 아마디네자드 정부의 전복을 원하는가? 이란 선거의 공식 집계 결과는 아마디네자드가 63퍼센트, 무사비가 34퍼센트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사비측은 이런 압도적인 선거 결과 자체가 선거 부정이 개입했다는 증거로 거론한다.
물론 아마디네자드가 집권한 현 이란 정부가 충분히 민주적이라고 볼 수는 없기에 부정 선거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반드시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것은, 무사비측이나 그의 주장을 호의적으로 보도하는 서방 언론들이 이번 선거가 결과 자체를 뒤집을 정도의 부정이 있었다는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 결과에서 드러나듯이 서방 언론들에 의해
그러한
서방의 지원 아래 벌어진 시위
동시에 이들은
무사비 개인의
무사 비의 주요 지지층이자, 이번 시위의 주요 세력인 지식인들과 대학생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매우 서구 지향적이며 이들은 실제로 이란 체제의
주로 서구 언론에서 등장하여 이란의 내부 사정을 말하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바로 이들이다. 이 때문에 서방 언론을 통해 이란의 사태 전개를 보려들면, 마치 이란 체제의
하지만 이들은 이란 민중을 대변하고 있지 않다. 사실 무사비의 선거 운동과 시위 조직 과정에서 무사비 지지자들이 사용했다는 각종 첨단 통신 장비들의 경우만 해도, 그런 장비를 가질 정도의 사람은 이란 전체 인구에서 소수의 특권층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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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미국과 서방진영의 개입은 없었는가?
이번 이란 사태에 대한 미국과 서방진영의 개입은 실로 발빠르다.
이란과 관계 개선을 주장하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의외로 이번 사태에 곧바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
그 뒤를 따라 독일,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이 부정 선거 의혹에 대한 진상 조사와 평화로운 시위에 대한 탄압을 중단할 것을 이란에 요구하며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물론, 평화로운 시위에 대한 이란 정부의 진압을 두둔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가지 상기해야 할 것이 있다.
과거 미국이 지지하는 독재 정부였던 이란 샤 왕정은 지난 1978년 벌어진 이란 국민들의 평화적 반독재 시위에 발포하여 수천명을 살상하였다.
그러나, 당시 미국 정부는 이번과 같은 우려를 표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란 샤 왕정의 학살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당시 카터 정부의 국가안보 보좌관이었던 브레진스키는 이란 샤에게 미국은
이란 사태에 대한 미국의 부조리는 과거에만 그치는 것일까? 사실 미국이 이란 선거에 이보다 더 깊숙이 개입해 온 정황은 많다.
이미 미국이 이란을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라는 보도들은 대단히 풍부하다.
파키스탄의 전 육군 최고 책임자는 언론에 나와
이 외에도 작년 하반기부터 미국 의회는 부시 정부가 이란에 대한 주요 비밀 작전 확대를 위해 제출한 재정지원안을 승인했으며, 〈뉴요커〉에 따르면, 이란에서의 정권 교체를 위해 미국은 이란의 반대파 그룹들과의 협력 및 자금 지원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부시 전 대통령은 미 중앙정보국이 이란 정부를 전복시킬 목적으로 이란 내에서 벌일 역공작과 선전 등의 다양한 작전들을 승인하는 문서에 서명했다.
실제 미국이 그루지야나 우크라이나 등 전 소련 연방 소속 국가들 내에서의 정권 교체를 배후에서 조직했다는 보도들이 끊이지 않았다. 사실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
셋째, 그렇다면 이란 사태에 진보 진영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전술하였듯이, 현 이란사태는 일부 선거 부정을 계기로 이란의
물론 〈레프트21〉과 이란 사태에 항의하는 진보단체들의 논점도 이런 점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다. 지난 6월 25일 이란 대사관에서 열린 이란 사태에 대한 사회단체 기자회견에서 다함께 김덕엽 활동가는 한국 민중의 연대가 서방 정부의
따라서 현재 진정 필요한 것은 미국을 필두로 한 제국주의 진영의 반미국가 전복 움직임을 폭로, 규탄하는 국제적 행동일 것이다.
이란시위 지지 입장
이란 민중 항쟁, 누구의 편에 설 것인가?
김용욱 기자 │ ohotonge@ws.or.kr
2주 전 이란 민중이 부정선거 의혹을 계기로 사회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투쟁을 시작했을 때 국제적으로 좌파의 반응은 분열됐다. 한편에는 이 운동의 진보성에 의구심을 표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한편에는 이 운동을 환영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후자 쪽이다.
먼저 이란 민중 항쟁을 지지하지 않는 좌파들은 흔히 선거 부정이 발생했거나, 선거 부정이 결과를 뒤집을 정도로 광범했는지 확증해주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한다. 당연하다. 하메네이와 아마디네자드가 제대로 된 조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임지훈 씨도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만약 2007년 12월 대선 후 한국 민중이
이란 항쟁을 지지하지 않는 쪽은 이명박과 아마디네자드를 비교하는 데 거부감을 느낄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무사비는 대규모 민영화와 서민 복지 삭감을 주장하는 신자유주의자이자 친미 제국주의 정치인이고 아마디네자드는 국유재산과 복지를 유지하려는 포퓰리스트이자 반미제국주의자다. 그러나 무사비에게 적용되는 죄목은 아마디네자드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예컨대, 아마디네자드 정부는 2005년 국영기업 80퍼센트 민영화안을 내놨다. 또, 2006년에 비정규직 사용을 대폭 확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결정적으로, 그는
또, 아마디네자드는 반민주적 보수 정책을 대거 도입했다. 그는 시위 탄압에 덧붙여 주로 바시지 민병대로 구성된
동시에, 바시지 민병대는 이란에서 진보 정치의 중심인 대학 캠퍼스에서 보수적 학생 단체의 영향력을 넓히려 시도했고 학생 운동의 반격을 받았다. 2005년 테헤란대학교 학생들은 아마디네자드가 사상의 자유를 무시하는 보수파 성직자를 총장으로 임명하려는 시도에 맞서 싸워 이겼고, 2006년과 2007년에는 아마디네자드가 대학에서 연설하려는 시도에 반대해 시위를 벌이며
흔히 무사비의 사회 자유화 공약이 단지 중간계급과 부유층을 위한 것이라고 폄하하는데, 사실은 정부의 반민주적 정책에 불만을 품은
무사비는 개혁파에 실망한 사람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사회 자유화 확대를 공약에 포함시켰다. 상당수의 무사비 지지자들은 처음부터 무사비보다 왼쪽에 있었고, 무사비는 이들의 요구를 쫓아가기 바빴던 것이다.
물론 무사비는 여전히 시장화 확대를 요구하는 기성 정치인이다. 그는 일부 부자들의 지지를 받는다.
따라서 시위가 미국의
아마디네자드와 반제국주의
이란 항쟁을 지지하지 않는 좌파는 아마디네자드가 반미제국주의자이기 때문에 그가 무너지면 전 세계 반제국주의 투쟁이 타격을 입는 것이라 주장한다. 이런 입장은 보통 반제국주의 투쟁에서 아래로부터의 운동보다 기존 국가들의 행위에 더 큰 중요성을 부여하며, 반제 투쟁을 반미제국주의로 협소하게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먼저, 나는 미국 제국주의가 이란 침략을 위협할 때 그 대통령이 아마디네자드든 누구든 단호히 반대할 것이고, 침략 전쟁이 발발하면 이란 정부의 군사적 승리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아마디네자드식 반제국주의를 지지하지는 않는다.
이란에서 미국 제국주의 반대는 지난 30년 동안 지배자들의 통치 이데올로기로, 보수파
이란 지배자들은 제국주의적 자본주의 체제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 안에서 최대한 높은 자리를 확보하고 싶을 뿐이다. 그들은 중동 지역에서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지 않는 선에서 제국주의 열강과 얼마든지 타협할 준비가 돼 있었다. 그러나 역대 미국 정부, 특히 부시 정부가 그럴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이란 지배자들은 반미로 내몰렸다.
물론 아마디네자드가 반미
미군이 베트남 전쟁식으로 쫓겨나지 않고 2007년 이후 이라크를
이것은 반제국주의 운동이 협소하게 반미제국주의에 머무르거나 정부에 의존하는 방식을 취할 때 어떤 한계에 부딪칠 것인지를 보여 주는 사례다. 이 방식을 고수하면 미국과 현재 경쟁 관계에 있는 국가, 즉, 이란, 중국, 러시아 등에서 민주화 투쟁이나 계급 투쟁이 벌어졌을 때 이 나라 정부들을 옹호할 수밖에 없다. 막상 이 나라 지배자들은 제국주의적 자본주의 체제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애쓰면서 소수민족을 탄압하고 주변 약소국을 위협하는 등 제국주의적 행태를 보이거나, 심지어 기회만 오면 미국 제국주의와 타협해 왔는데 말이다.
반제국주의 투쟁은 구조적으로 자본주의 체제의 유지에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은 노동자와 민중의 기층 투쟁을 고무하는 방식을 전략으로 택할 때 가장 강력해질 수 있다. 중국, 러시아, 그리고 이란 민중이 자국 정부에서 독립적일 때 미국 제국주의뿐 아니라 자국 정부의 제국주의도 반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국제 좌파들이 이들의 투쟁을 서방의 음모로 치부하고, 거꾸로 서방 정부들만이 역겹게도 민주화 옹호자로 나선다면, 그것이 과연 이란 민중의 반제국주의 의식의 발전에 도움이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