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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시리아는 부시 일당의 다음 목표?

매튜 쿡슨(해외 좌파 저널리스트)

부시 주변의 주요 인사들은 왜 시리아 공격을 거론하는가?

지난해 시리아는 이라크에 불리한 UN 결의안 1441호에 찬성표를 던졌다. 또, 1991년 이라크 전쟁 때는 병력 1만 7천 명과 탱크 3백 대를 파병해 미국을 도왔다.

그러나 ‘미국의 새로운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한 일부 인사들은 시리아가 완전히 믿을 만한 동맹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점은 중동 지역에서 특히 중요하다. 중동은 석유와 이스라엘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다.

시리아는 적어도 말로는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를 강력하게 옹호한다. 꼭 1년 전 토니 블레어가 시리아 지도자 아사드 대통령을 방문했을 때 아사드는 팔레스타인인 자살 폭탄 공격자들을 “레지스탕스 투사들”라고 부르며 공개적으로 옹호하고 아프가니스탄의 민간인 희생을 비난했다. 또,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헤즈볼라 운동을 분쇄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미 국무부 웹사이트에는 이렇게 나와 있다. “미국과 시리아의 심각한 불화는 계속되고 있다. 시리아는, 미국이 1979년부터 작성한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빠진 적이 없다.” 지난 주에 부시는 이렇게 말했다. “내 생각에 우리는 시리아가 화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믿는다.” 사실 여부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내뱉는 부시 특유의 으시시한 비난이었다. 그러나 이런 말이 언젠가는 전쟁의 구실이 될 수도 있다.

시리아 정부의 모순과 시리아-미국 관계의 모순을 이해하려면 시리아 정부의 계급 기반을 살펴봐야 한다.

바샤르 알-아사드가 이끄는 시리아 바트당은 1963년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다. 처음에 시리아 바트당은 이라크 바트당과 동맹 관계였지만 1960년대에 갈라섰다. 바트당의 기반은 중간계급 지식인·교수·학생·상인·사업가였다. 그들은 제국주의가 중동에서 저지른 짓을 증오했다. 제국주의는 멋대로 국경선을 정하고 자기네 입맛에 맞는 지배자를 뽑아 앉혔으며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서로 분리시켰다.

바트당원들은 아랍 세계의 단결을 신봉하는 범아랍주의자였다. 그들은 주요 산업의 국유화와 반제국주의를 주장했다. 그러나 일단 권력을 장악한 바트당은 “아랍 세계”라는 모종의 보편적 개념을 내던진 채 자기들이 인수한 국가에 일체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들은 곧 시리아의 국경과 국익을 수호하고 확장하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았다. 범아랍 혁명이나 팔레스타인인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일 따위는 그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시리아의 국가적 관심사와 반제국주의·반시온주의 미사여구가 서로 충돌하는 일이라도 일어나면 시리아의 국익이 더 중요했다.

권력을 잡은 바트당은 이집트 지도자 나세르가 주창한 범아랍주의를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오히려 “일국 혁명”을 주장하면서 시리아 경제와 시리아 국가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중동 내 미국의 전진기지인 이스라엘과의 끊임없는 긴장이 중단된 것도 아니었다. 1967년 전쟁에서 시리아와 다른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에 패배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골란 고원을 점령했다.

시리아 정부는 대응 방법을 놓고 분열했다. 한 분파는 시리아의 국가 안보를 철저하게 추구해야지 이스라엘과 서방에 도전하는 무모한 짓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1970년 “암담한 9월” 사태 당시 요르단 군대가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했을 때 시리아 정부는 공군을 동원해 팔레스타인인들을 방어하는 일을 거부했다. 곧이어 현 시리아 대통령의 아버지 하피즈 알-아사드가 쿠데타로 권좌에 올랐다.

시리아의 현대사는 이스라엘과의 끊임없는 충돌과 팔레스타인 지지 미사여구로 점철돼 있다.(물론 시리아의 국익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냉큼 팔레스타인인들을 배신했다.) 그래서 이집트와 시리아는 영토를 되찾기 위해 1973년 이스라엘을 상대로 다시 전쟁을 일으켰다.

그러나 1976년 레바논 내전 당시 아사드는 레바논에 군대를 파병해, 악질적인 우익 기독교 민병대 편에 서서 팔레스타인인과 무슬림 조직을 상대로 싸웠다. 1976년 아사드의 군대는 레바논의 팔랑헤 민병대가 베이루트의 텔 알-자타르 난민촌에서 팔레스타인인 2천 명을 학살하는 것을 도왔다.

그러나 이런 전력도 부시 일당에게는 마뜩지 않다. 그들은 시리아가 이스라엘이 원하는 대로 더 비굴해지고 고분고분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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