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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선은 유권자들의 우경화를 보여 주는가?

앙겔라 메르켈의 우파 기민련(CDU)이 9월 27일 독일 총선에서 재선됐다. 메르켈은 사민당(SPD)와의 연정을 중단하고 우파 자민련(FDP)과 우파 연정을 꾸릴 것이다. FDP는 부유층에 대한 감세와 공공지출 삭감을 주장하는 당이다.

독일 기업인들은 친기업 의제들을 도입할 기회가 왔다며 메르켈의 승리를 반겼다. 독일의 DZ 은행 회장 울프강 키르쉬는 “독일 정치는 이제 건전하고 시장친화적인 정책으로 명확히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됐다” 하고 말했다.

전 세계 주류 언론은 경제 불황의 여파로 선거 결과가 오른쪽으로 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독일 좌파 월간지 《마르크스21》의 편집장인 스테판 보르노스트는 그런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좌파가 얻은 전체 표는 5.4퍼센트가 줄었지만, 중도 우파 정당들에 대한 투표율은 단지 3.4퍼센트 상승했을 뿐이다.

“우파 정당들 사이에서 표의 재분배가 일어나 CDU는 FDP에게 표를 잃었다. 그러나 이것은 친시장 정책에 대한 지지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결과가 아니었다.”

보르노스트가 인용한 최근 여론조사들을 보면, 오히려 시장 정책에 대한 반대 정서가 강하다. “59퍼센트의 독일인들은 사회적 연대가 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경쟁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31퍼센트였다.”

이런 정서 덕분에 급진 좌파에 대한 표가 늘었다.

SPD의 득표율은 23퍼센트로 1953년 이후 최악이었지만, 좌파당 디링케의 선거 결과는 고무적이다. 디링케는 2005년 총선에 비해 3.2퍼센트 더 많은 11.9퍼센트를 득표해 22석이 는 76석의 의석을 확보했다. 디링케는 녹색당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 녹색당도 지금껏 가장 높은 득표율을 올렸다.

보로노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복지] 삭감에 대한 대중적 두려움이 새 우파 정부의 앞날을 순탄치 않게 할 것이다.

“선거 결과가 발표된 날 메르켈은 ‘사회적 필요’를 대변하겠다고 말해야 했다. 기업주들이 복지 삭감을 요구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어쨌든, 앞으로 큰 투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새 정부는 세수가 거의 20퍼센트나 줄어든 상황 때문에 공공 지출을 대폭 줄이려 한다.

디링케는 최저임금제 실시, 부유세 강화, 아프가니스탄 파병군 철군, 개악된 실업수당법 철회, 정년 67세로 연장 반대 등 몇 가지 핵심 쟁점을 중심으로 선거 운동을 벌였다.

또, 디링케는 옛 동독 지역의 주들 대부분에서 1위를 기록했다. 당 지도자 오스카 라퐁텐은 연방의 개악된 법의 적용을 막기 위해 지역 정부에 참가하기, 미래 선거에서 승리하기, 복지 삭감에 반대해 거리에서 투쟁하기 등을 당의 미래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보르노스트는 주정부들이 예산 삭감을 단행하는 시점에서 주정부에 참가하는 것은 디링케의 노동계급 지지자들을 공격하는 정책을 지지하는 것을 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복지 삭감을 추진하는 정부에 참가하면서 디링케가 공공서비스를 지킬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주정부에 참가해야 한다는 압력이 강하다. CDU에 대한 반발심이 워낙 강해서 디링케 지지자들 중 다수가 주정부 참가를 원하고 있다.”

디링케에게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경제 위기에 어떻게 대처하고 실의에 빠진 수백만 명의 SPD 지지자들과 어떻게 연관을 맺을 것인가다.

“디링케는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에 맞선 공동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물론, 이것은 SPD 지도자에 대한 비판을 삼가자는 것이 아니라 기업주와 보수당에 맞서 SPD의 기층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마르크스21》의 두 지지자인 크리스티네 부흐홀츠와 니콜 골케가 디링케 후보로 연방의회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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