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9 대학생 총궐기:
‘친서민’ 쇼로 막을 수 없었던 학생들의 저항
〈노동자 연대〉 구독
9월 29일, ‘민주주의·민생 파괴, 남북관계 파탄 ― 이명박 정부 불신임 대학생 총궐기’가 서울지역 곳곳에서 열렸다. 대학생 행동연대가 주최한 이날 집회는 서울지역 거점 4곳(대학로, 석계, 용산, 홍익대)에서 열렸고 지역 거점별로 각각 80여 명 정도가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공안 통치 중단하라”, “경제 위기 서민 고통 전가 반대” 등을 외치며 이명박의 반서민 정책에 분노를 표출했다.
대학별로 총궐기를 한 곳도 있었다. 건대에서는 “MB에게 말해봐 공개방송”과 집회를 결합시켰고 학교 주변 행진도 활기차게 했다. 외대에서도 “MB OUT 골든벨”과 문화제를 결합해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대학로 집회에는 덕성여대, 성신여대, 성균관대, 명지대, 국민대, 대학생 다함께가 참가했다. 촛불 시민들도 참가해 대학생들의 행동에 지지를 보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국장이 연대발언에 나서자 경찰이 행사를 방해하고 나섰다. 그러자 함께 참가한 시민들이 경찰에 야유를 퍼부으며 “위헌”을 외쳤고 결국 경찰이 물러서는 통쾌한 일이 벌어졌다. 또 집시법 위반 혐의 소환에 불응해 3개월째 수배상태인 덕성여대 문소영 총학생회장은 경찰의 방해를 피해 “담을 넘어 집회에 왔다”며 이명박 정부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싸우겠다는 투지를 밝혀 참가자들을 고무했다.
용산에 모인 중앙대, 숙명여대 학생들은 용산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시국미사에 참가한 뒤에 자체 집회를 열었다.
서울산업대, 광운대, 서울여대 학생 80여 명은 석계역에서 집회를 열었다. 먼저 도착한 광운대 참가자들은 석계역까지 걸어오느라 땀범벅이 된 서울산업대와 서울여대 학생들을 환호와 박수로 환영했다. 경찰이 학생들 주변을 에워싸고 영상 체증을 하는 등 학생들을 위축시키려 했지만 학생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이명박 정부에 맞선 저항의 의지를 함께 다졌다.
9.29 총궐기는 이명박 불신임 운동의 성과를 모으고 저항의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약 한 달 동안 전국 63개 대학이 이 운동에 참여해 이 중 21개 대학은 총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학생 3만 6천9백38명이 불신임 선언에 동참했다. 특히 뜨거운 열기를 보여 준 부산경남 지역에서는 부산대, 울산대 등 대학 4곳에서 총투표를 실시해 참여자 중 84퍼센트가 불신임 의사를 표시했다. 덕성여대, 한국외대 등 서울 지역 투표에서도 대체로 비슷한 비율이 불신임에 표를 던졌다. 이는 이명박이 제아무리 ‘친서민 쇼’를 해도 분명하게 이명박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보여 준다.
9.29 총궐기는 “1년 반 동안 저항에 밀리다 어묵과 떡볶이를 먹으며 친서민으로 위장전입”한 이명박 정부에 맞선 대학생들의 투쟁이 계속된다는 것을 보여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