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거지를 동정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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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를 동정하지 마라?》, 랑 꼬르드니에, 창작과비평사
실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와 그의 가족들이 겪을 수 있는 가장 비참한 경험 가운데 하나다. 지배자들은 짐짓 이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걱정하는 척하지만, 결국 그들이 내놓는 해결책은 ‘더 자유로운 해고, 더 많은 비정규직, 더 낮은 최저임금’이다. 우리는 경험상 그러한 조치들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사장들과 경제학자들은 참으로 복잡하고 대단해 보이는 수학적 정리나 용어, 그래프 등을 들이대며 우리의 기를 죽이려 하곤 한다.
《거지를 동정하지 마라?》의 저자인 로랑 꼬르드니에는 “이와 같은 학술적 이론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실업 이론의 과학적 성격이 얼마나 의심스러운지”, “그 의미가 얼마나 더러운지를 조금이라도 보여주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신고전주의 실업 이론의 기초는 “완전한 자유시장 하에서는 완전 고용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다. 하지만 ‘완전한 자유시장’이란 오히려 완전히 비현실적인 가정들이 전제되었을 때만 가능한 것이다. 이 이론의 수요/공급 곡선
나아가 이 이론은 실업의 원인에 대한 황당한 해답을 내려준다. 시장이야말로 고용주와 노동자, 모두에게 최대의 만족을 주는 최적의 상황을 제공한다. 하지만 어쨌든 실업은 존재한다. 그렇다면 결론은 간단하다. 누군가가 시장의 작동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최저임금제와 사회복지제도는 이제 실업의 결과가 아니라 실업의 원인으로 뒤바뀌어 버렸다. 부르주아 경제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최저임금제는 노동자들이 더 낮은 임금에 일하는 것을 가로막고 사장들이 더 많은 고용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기 때문에 실업을 발생시킨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최저임금제를 폐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사장들이 더 많은 고용을 하지 않는 이유는 더 많이 고용해서 더 많이 만들어도 물건을 팔지 못하는 상황, 즉 이른바 유효 수요의 부족 때문이다. 또 주류 경제학자들은 사회복지제도가 노동자들이 노동 시장에 나서도록 만드는 유인을 없앰으로써 노동자들을 노동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드는 비용의 증가를 초래하고 결국 이 때문에 다른 노동자들에게 실업이 돌아온다고 주장한다. 즉 각종 사회복지제도가 일종의 실업 ‘임금’이나 최저임금의 변종으로서 기능한다는 것이다. 결론은 마찬가지다. 사회복지제도를 폐지하라! 그러면 완전 고용이 돌아올 것이다. 이러한 이론에서 실업은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선택한, 의도된 결과이다. 즉 노동자들 자신이 겁쟁이에다가 약삭빠르며 게으르고 충동적이고 악하게 행동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들의 주장은 실업이 인간 사회의, 그리고 노동자들의 운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은 터무니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실업은 항상 존재해 왔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역사를 살펴보면 실업이 있었던 시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