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업이 더 효율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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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만성적인 적자 발생” 때문에 철도의 경영 혁신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들은 철도가 만성 적자를 내는 게 국영 체제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영국의 경우는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철도를 살리겠다며 철도를 1백 개 이상 갈갈이 찢어 매각했는데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사유화된 이후 정부 지원금 총액은 거의 2배 가까이 늘었는데도 적자였다.
경쟁 도입은 적자를 해소하기는커녕 경영자·주주들의 배당금과 이윤만 높여 줬다.
철도는 공공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산업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운영 부문만 보더라도, 전체 12개의 노선 중 흑자를 내는 노선은 단 두 개다.
세계의 거의 모든 국가들은 철도에 재정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심지어 철도를 사유화한 나라들에서도 그렇다.
현재 우리 나라 철도 적자의 대부분은 정부가 철도에 지원해야 할 돈을 부담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게다가 역대 정부들이 도로에 의존하는 교통 정책을 펴 온 탓에 철도에 대한 투자는 계속 줄었다. 철도 수송률이 낮은 상황이니 흑자를 기대하기란 더욱 어렵다.
정부는 한 술 더 떠 철도에 적자를 가중시키려 한다. 애초 정부가 전액 부담하기로 했던 고속 철도 건설 비용 부채 11조 원을 철도에 떠넘기려는 것이다. 그리 되면 철도의 경영 상태는 훨씬 나빠질 것이다.
철도 노조는 부당하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정부의 답변은 ‘수익자 부담 원칙’이라는 한마디였다.
철도와 고속 철도를 이용할 사람들에게 비용을 받아내 부채를 갚고 적자를 메우라는 소리다.
고속철도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프랑스·독일·스페인은 건설 비용은 전액 혹은 대부분을 정부가 부담했다.
영국 경제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공기업에서 사기업화된 기업 11개 가운데 8개 기업은 1∼2년 사이에는 수익성이 올랐지만 3∼4년 뒤에는 수익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영국 철도가 다시 재국유화된 것도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