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독자노조[쌍용차 파업 이후 사측이 개입해 민주노총 탈퇴 공작을 하며 만든 노조] 위원장 김규한이 이명박에게 “눈물의 편지”를 보냈단다.
지난해 투쟁으로 “국가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것을 ‘반성’한다”면서 “부디 자금 지원을 해 달라”고 애걸복걸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 투쟁은 정당했다. 누가 부도 사태의 원인을 만들었는지 잊었는가. 무책임하게 회사를 팔아먹고 기술유출을 방관한 정부와 상하이 자본, 경영진에게 그 책임이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위기의 대가를 고스란히 우리에게 떠넘겼다. 해고당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 우리가 부당함에 맞서 싸운 것은 불법이 아니다.
지금 김규한은 평택시장, 협력업체들과 함께 회사를 살려 달라며 이명박에게 자금 지원을 읍소하기 시작했다. 공장 안에서는 퇴직금을 담보로 잡히면 정부가 자금 지원을 해 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한다. 회사를 살린답시고 3천여 명을 자른 것도 모자라, 남아 있는 사람들의 뼛골까지 갉아먹으려고 하는 것이다.
이미 공장에 남아 있는 동료들의 생활은 비참하다. 신차 생산라인 공사 때문에 휴근중이던 동료들은 또다시 출근날짜가 연기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연구원들도 빠져 나가고, 노동강도도 엄청 세지고, 현장 통제도 강화됐다. 임금 동결, 복지 중단, 상여금 반납 등으로 주머니 사정도 말이 아니다. 아예 회사를 관두고 나온 사람들도 있다. 다들 비전이 안 보인다고 난리다.
상황이 이런데도, 최근에 산업은행장 민유성은 “노조의 희생이 전제되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규한처럼 그저 애걸복걸해서는 답이 안 나온다는 뜻이다.
우리는 김규한과 달랐다. 우리는 울면서 매달리지 않았다. 정정당당하게 정부가 책임을 지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투쟁을 통해서 정당한 목소리를 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김규한은 동료 노동자들의 한숨은 아랑곳 않고 무쟁의를 선언하고 회사의 희생 강요에 타협하고 있다. 2006년 옥쇄파업 당시 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행이었던 그는 조합원들을 배신하고 쟁의를 중단해 버린 전력이 있다.그런 김규한이 우리의 고용을 지킬 수 없다.
노동자들 스스로 싸움에 나설 때만 희망이 생긴다. 지난해 당당히 싸운 우리가 그 희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