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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감옥에서 온 편지:
"끝까지 투쟁해서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레프트21〉 동지들에게.

반갑습니다. 2009년 8월 쌍용자동차 연대 집회에 다녀와서 어처구니 없이 기무사 대위에게 고소당한 안중현입니다.

어떻게 된 일인가 알아보니 기무사 신근섭 대위가 그날 평택역 앞에 있던 쌍용차 집회에 휴가 나온 군인들의 참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캠코더를 촬영하다가 집회 참가자들에게 붙잡혀 캠코더 테이프, 수첩 등을 빼앗기고 폭행 당했다는 것입니다. ‘기무사의 민간이 사찰 의혹’이 바로 이 테이프와 수첩에서 제기된 것이지요.

기무사 대위가 사복을 입고 시위대를 촬영하는 것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고 테이프와 수첩에는 민간인 사찰이라고 의심할 만한 내용들이 가득했고 〈PD수첩〉에도 관련 내용이 방송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휴가 나온 군인들의 집회 참석 여부를 촬영하기 위해 캠코더를 찍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것은 제가 폭행하고 팔을 꺾고 물건을 빼앗은 주범이라고 고소를 한 것입니다. 그래서 죄명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강도상해’입니다.

제가 당시 현장을 목격하긴 했지만 손끝 하나 댄 적도 없는데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경찰 조사 때는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이 사람이 확실합니다. 확실히 기억합니다” 하며 거짓말을 합니다.

당시 집회 채증 사진에서 신원이 확인된 것이 저밖에 없었는지 왜 하필 저를 고소하고 구속시켰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기무사는 누가 테이프를 빼았고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라도 ‘특수공무집행방해’라는 죄를 뒤집어 씌워서 ‘휴가 장병 집회 참석 여부 확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정당한 공무 집행으로 인정받고 민간인 사찰 의혹을 감추려 하는 것 같습니다. 끝까지 투쟁해서 진실을 밝혀야 하겠습니다.

구속된 지 5달째입니다. 언젠가부터 들어오기 시작한 〈레프트21〉 잘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현장의 소식들을 분명한 관점을 가지고 전해 주어서 세상과 많은 것이 단절돼 있는 캄캄한 이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훌륭한 창이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아무런 이야기 없이 〈레프트21〉만 들어오길래 도대체 누가 보낸 것인가 고민 많이 했는데... 직접 보내 주신 것일 줄은 몰랐습니다. 그동안 보내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보내 주시면 감사히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