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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철도노조 3차 파업 지지한다

나는 평소 중앙선을 타고 출퇴근하는 시민이다. 지난해 12월, 나는 〈경향신문〉 독자게시판에 작은 광고를 냈다. "철도노조, 당신들의 파업은 정당했습니다. 8일간의 용기를 지지합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직접 현장에 찾아가기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만 커지던 중에, 종종 방문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철도노조를 지지하는 릴레이 광고를 제안하는 글이 올라왔다. 참여자들이 주기적으로 한 명씩 철도노조를 응원하는 문구를 넣어 6만 6천원짜리 생활광고를 게시하는 방식이었다. 나는 내가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 세 번째로 참여했고, 다른 커뮤니티에서 일주일 후에 7~8명이 돈을 모아 조금 더 큰 광고를 한번 더 게재했다.

파업으로 출퇴근이 불편하다고 ‘시민의 발’ 운운하는 이들에게 나는 ‘오늘 출근시간 10분 빨리 달려서 내일 그 발 잘리고 싶냐’고 말한다. 철도공사 출범 후 진행된 인위적인 정원감축, 업무 영역의 외주화, 1인 승무원제 등 구조조정 조처들은 모두 철도를 이용하는 시민에게 불편과 위험을 초래하는 것들이었다. 이를 주도한 사측과 정부, 언론이 철도파업을 두고 강성노조와 시민들의 대립인 양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기만이다.

나름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철도파업의 정당성을 설명할 때 놀란 것은 ‘시민의 발’ 주장이 의외로 잘 먹힌다는 것이다. 특히 출근시간 지각의 이유로 노조 파업을 드는 이가 많은데,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대부분 기업의 근태관리를 받는 노동자다 보니 출근 시간 변동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그러나 철도노조는 필수유지업무 제도에 따라 파업기간에도 평균 60퍼센트, 수도권 전동차의 경우 출근시간 1백 퍼센트 열차를 의무적으로 운행하게 돼 있다. 파업기간에 크고 작은 사고와 길게는 40분~1시간의 열차 지연이 있었지만, 대부분 무리하게 투입된 대체기관사의 미숙함으로 발생했다. 철도파업의 파괴력을 상쇄해서 노조를 무력화하겠다는 무리한 시도가 지각의 주범이었는데도, 공사 측은 이를 노조 탓인 것처럼 언론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철도뿐 아니라 가스, 전기 등 공공부문 전반에 걸쳐 선진화란 이름으로 개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절망적이다. 운임이 낮은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를 줄이고 KTX 운행율만 1백 퍼센트로 유지하며 ‘시민의 발’에 강제로 비싼 신을 신겨 놓은 정부와 지배세력이 다른 부문에서 보여 줄 행태는 뻔하다. 허준영 사장의 ‘조기 민영화’ 협박은 단순히 노조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발을 통째로 잘라서 팔아버리겠다는 본심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다.

사기업 노조와 달리 공공부문 노조의 파업은 정부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정부로서는 속히 파괴해야 할 대상이다. 그러나 교통, 에너지, 교육 등 국민의 기본권과 관련된 영역이라는 점에서 시민으로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다. 3차 파업을 앞두고, 철도 파업을 지지하는 나와 같은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기억해 주면 좋겠다. 또 파업하면 또 광고하겠다. 시민의 발을 시민이 안 지키면 누가 지키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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