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이곳에선 오전 한 차례, 오후 한 차례 우편물을 받는데 면회 호출이 오거나 우편물이 도착하는 시간이 방안에만 갇혀 있는 상황에서 제일 기다려지는 시간이더군요.
구속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밖과 멀어지다 보니 어떨 땐 우편물 하나에 하루가 즐거울 때도 있습니다.
무료로 계속 받아 보는 게 죄송하기도 해서 지난번에는 아무런 답신도 하지 않고 지나쳐 버렸습니다만, 이번에는 그럴 수가 없네요.
1년여 끌어오던 재판도 모두 끝났고, 7월 중 이곳 서울구치소에서 다른 교도소로 이감을 갈 듯한데, 옮기게 되더라도 알려 드리겠습니다.
다들 그러시겠지만 징역생활이란 게 밖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건 못하게 되고, 하려고 해도 못하던 것을 할 수 있게 되더군요.
책을 읽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운동을 하고, 여러 단체들의 정치적 경향을 다시 살펴볼 수도 있어, 이 모든 게 징역이 주는 많은 시간들 덕입니다.
다함께는 집회 현장에서 보는 팻말을 통해 자주 만났을 뿐인데, 이곳에 와서는
재미나게 구석구석 읽고 있고, 그런 신문을 보내주셔서 거듭 감사드립니다.
무더위에 건강 유의하시고,
2010.7.1 서울구치소 문헌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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