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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화우라늄탄 - 한국군이 처할 또 다른 위험

역겹게도 노무현은 국군의 날 연설에서 장병들의 복지를 걱정했다. 그는 마치 평범한 노동자와 농민 출신 장병들을 아끼는 듯이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라크에 파병될 사병들이 처할 수 있는 위험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라크에 어떤 명분과 깃발을 달고 도착하건 한국군은 이라크 민중의 증오의 대상이 될 것이고, 그들과 충돌해야 할 것이다.

또, 한국군 사병들은 열화우라늄탄이라는 위험에도 직면해야 한다.

열화우라늄이란 방사성 폐기물로 우라늄238을 말한다. 열화우라늄탄은 이것을 이용해 만든 탄환이다.

열화우라늄탄이 최초로 실전에 쓰인 것은 1991년 걸프전 때였다. 당시 290∼310톤의 열화우라늄탄이 발사됐다. 이것이 장병들의 건강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몇 년 뒤 많은 귀환 사병들이 알 수 없는 질환으로 죽고 나서 밝혀졌다. 미국 정부는 책임이 없다고 발뺌했지만 나중에 누설된 문서를 보면 미국 정부는 열화우라늄탄 개발 초기 단계인 1980년대부터 이미 위험을 예상하고 있었다.

저명한 영국왕립학술원의 연구에 따르면, 열화우라늄탄은 공기 중의 먼지를 통한 흡입, 오염된 식수를 통한 소화나 기타 간접적 방법을 통해서 방사능 피폭, 중금속 중독 관련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1991년 걸프전 참전 미군 69만 6천6백28명 중 2000년 1월 1일까지 9천5백92명이 사망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열화우라늄 때문이었음이 인정되고 있다.

또 다른 참전국인 영국군도 2003년까지 5천여 명 이상이 각종 질병을 겪었고 많은 경우 열화우라늄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열화우라늄탄은 걸프전 이후 발칸,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도 쓰였다. 이후 나토군의 일원으로 발칸 점령에 참가한 이탈리아 병사 상당수가 방사능 오염과 중금속 중독 증세가 나타났고, 진상 조사 결과 열화우라늄과 연관된 것으로 판명되기도 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국내의 압력 때문에 즉각 파병군을 철수해야 했다.

이번 이라크 침공 때는 무려 2천 톤에 달하는 열화우라늄탄이 발사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더 심각한 것은 사용 범위의 지리적 확산이다. 1991년에는 열화우라늄탄 공격이 거의 대부분 바스라를 중심으로 한 남부 지역에 집중됐지만 이번에는 이라크 전역의 거의 모든 주요 도시 공습에서 열화우라늄탄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군이 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넓은 지역에서 사용됐는지 알 수 없지만 한국군 파병 예정 지역인 북부의 모술도 모술 미사일 기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공습이 있었던 사실에 비춰 보면 안전 지대와는 거리가 멀다.

한국군 사병들이 운 좋게도 게릴라들의 공격을 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숨쉬는 모든 순간 몸으로 파고드는 열화우라늄의 방사능과 부스러기들을 피할 곳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