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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원의 ‘맷값’ 노동자 폭행:
계급 지배의 단면

SK그룹 재벌 2세인 최철원의 노동자 ‘맷값’ 폭행 만행이 엄청난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철원은 화물연대 탈퇴를 거부하고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투쟁하던 유홍준 씨를 야구 방망이로 ‘한 대에 백만 원’이라며 열 대를 때리고, 너무 아파서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이제는 ‘한 대에 3백만 원’이라며 세 대를 더 때렸다. 그리고 유홍준 씨를 일으켜 세워 입 안에 휴지를 구겨 놓고 얼굴을 가격했다.

〈시사매거진 2580〉은 12월 5일 ‘믿기지 않는 구타사건2’를 통해 “경찰이 〈2580〉 보도가 나가기 이전에 폭행 사실을 최철원 전 사장으로부터 듣고도 묵인했다는 정황이 새로 드러났다”고 폭로했다.

“최 사장이 엎드리라고 했습니다. 한 대에 1백만 원씩이다.”

조폭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런 일이 현실에서 버젓이 자행된 것은 단지 어느 재벌 2세의 비뚤어진 폭력성 때문이 아니다. 민주노총도 “이러한 사태는 일부 재벌 기업의 일탈행위가 아니라 가진 자들의 보편적 정서”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핵심 지배 세력인 재벌 일가들은 노동자들을 멸시할 뿐만 아니라 탐욕스러운 이윤 추구 때문에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경시한다.

용역깡패를 고용해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집단 테러를 자행하는 정몽구를 보라.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어린 여성 노동자들이 줄줄이 죽어나가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삼성 이건희를 보라. 노동자 수십 명이 돌연사한 죽음의 공장 한국타이어에서 진실을 덮기 급급한 이명박 사돈을 보라.

멸시

더군다나 이번에 최철원의 표적이 된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은 노동기본권도 박탈당한 채 노예 같은 삶을 강요당해 왔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서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처지는 더욱 열악해졌고, 자본가들의 공격은 더욱 악랄해졌다.

지난해 화물연대 박종철 열사의 죽음은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지를 수면 위로 드러냈다.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은 고용승계 거부나 일방적인 해고, 노조 탈퇴 강요 같은 일상적이고 체계적인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화물연대 지부장인 유홍준 씨는 이런 탄압에 맞서 저항하다가 최철원에게 야구 방망이로 폭행당한 것이다.

따라서 화물운송 노동자를 “발톱 밑의 때만도 못한 하찮은 존재로 보고 천인공노할 폭행”을 자행하는 일이 재발하는 것을 막으려면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1조 5천억 원을 분식회계하고 비자금 1천억 원을 정치권에 뿌린 SK그룹 회장 최태원이 보석으로 풀려나고, 조폭들을 대동해 술집 종업원을 무자비하게 구타한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이 집행유예로 풀려났듯이, 야구방망이를 휘두른 최철원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