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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윈터스 본〉, 데브라 그라닉 감독:
미국 사회의 감춰진 모습을 보여 주는 영화

〈윈터스 본〉은 미주리 주의 농촌 산악에 자리 잡은 메타암페타민 가루[‘마약’의 일종으로 사용된다] 공장 지대를 배경으로 한 ‘농촌’ 필름 누아르다.

이 영화의 얘기는 황량한 오자크 산맥 지대를 따라 펼쳐지며,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그리고 이 영화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윈터스 본>, 데브라 그라닉 감독

주인공인 리는 17세 소녀다. 미국 미주리 주의 농촌 마을에 사는 그녀는 가족을 유지하는 대들보이기도 하다.

제니퍼 로렌스가 연기한 리는 매우 단호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캐릭터다.

리의 어머니는 우울증에 시달리기 때문에 리가 어린 동생들을 돌봐야 한다.

리의 가족은 돈이 항상 부족해 이웃의 도움으로 살아간다.

그들은 수백만 명의 다른 미국인들과 마찬가지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주택 1백만 채가 압류됐고 압류되는 주택 수는 갈수록 늘고 있다.

리의 경우에 가족을 위협하는 존재는 은행이 아니라 보석 석방 보증인이다.

리의 아버지는 ‘마약’을 만들었다는 죄목으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 그는 가족에게 말하지 않고 자기 집을 저당잡아 보석 석방된다. 그러나 그는 곧 실종된다. 리의 가족은 아버지가 법정에 출두하지 않으면 자기 집에서 내쫓길 위험에 처한다.

가족을 구하려고 실종된 아버지를 찾는 리의 노력이 영화의 주된 줄거리다.

카메라는 버려진 공산품들 — 중고차, 트랙터, 가구와 집 앞에 쌓인 잡동사니들 — 로 뒤덮인 황량한 풍경을 담는다.

리는 아버지의 행방을 묻는 자신의 질문을 회피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나중에 어떤 이는 폭력으로 답한다.

절망에 빠진 리는 군대에 입대해 가족을 구하려 하지만 거부당한다. 만약에 그녀가 입대했다면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돼 자기처럼 가난한 사람들을 억누르는 구실을 해야 했을 것이다.

절반은 사회적 리얼리즘이고 절반은 미스테리물로서 미국 사회의 감춰진 진실을 보여 주는 〈윈터스 본〉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관객은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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