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신차 투입에 따른 비정규직 해고를 막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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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사측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비열한 보복을 확대하고 있다.
사측은 약속을 어기고 지금까지 무려 4백여 명을 업무 방해·집시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다. 또 손해배상 1백62억 원을 청구하고 크리스마스 이브에 조합원 90명의 통장을 가압류했으며, 징계 시도도 지속하고 있다. 경찰은 이상수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장을 비롯해 울산 16명, 전주 다섯 명, 총 21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투지는 꺾이지 않았다. 3공장 곽대욱 대의원은 현장 분위기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2006년 투쟁에 견줘 이번 투쟁은 확실히 다르다. 사측의 징계 시도가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으로 징계를 강행하지는 못하고 있다. 사측도 자칫 잘못 도발했다가 투쟁에 기름을 붓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하는 게 느껴진다. 우리는 2라운드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2라운드 투쟁이다. 4공장 이웅하 대의원은 “조직을 재정비해 본격적인 2라운드 투쟁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개할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비정규직지회는 논의 끝에 ‘1월 중순까지 4대 요구에 대한 사측의 진전된 안이 나오지 않으면 투쟁 강도를 높인다’ 하고 결정했다.
또 금속노조·현대차지부·비정규직 3지회가 참가하는 ‘공동 투쟁단’도 제안했다. 현대차지부와 금속노조 지도부가 1라운드 투쟁의 오명을 씻으려면, 비정규직지회의 이런 제안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2라운드 투쟁을 위해서는 현안 문제인 신차 투입에 따른 비정규직 우선 해고부터 원·하청 노동자들이 공동으로 막아서야 한다.
사측은 최근 울산 3공장에서 신차 출시를 핑계로 비조합원인 단기 계약직 57명을 해고했다. 그런데 이 맨아워(M/H) 협상 과정에서 협상권을 쥐고 있는 3공장 정규직 김기수 대의원 대표가 사측과 이것을 합의해 버렸다.
3공장의 한 정규직 조합원은 착잡해 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측은 신차를 투입할 때마다 잔업·특근을 줄인다고 협박하며 인력을 감축해 왔다. 사업부 대표는 이런 협박에 제대로 대항도 못하고 투항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볼 면목이 없다.”
3공장 정규직 대의원도 불만을 토로했다.
“사업부 대표가 회사와 담판 짓고 온다며 올라가더니 30분 만에 57명을 감축하기로 합의하고 왔다. 그리고는 곧바로 망치를 두드리고 나가버렸다.”
맨아워(M/H)협상 – 고용 불안의 칼날
신차 투입에 따른 정규직 전환 배치와 비정규직 우선 해고는 단지 3공장만의 문제는 아니다. 1·2·5 공장에서도 이것이 예정돼 있다.
물론, 노동자들의 저항이 무기력한 것만은 아니다.
최근 1공장 정규직사업부는 대의원회 긴급 간담회를 열어 ‘원·하청 총고용 보장’, ‘노동강도 강화 반대’ 등의 공식 방침을 결정했다. 현장조직 중 금속민투위, 민노회, 민주현장, 평의회도 공동으로 3공장 김기수 대표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냈다.
지난해 9월 1공장 정규직 조합원들은 맨아워 협상 과정에서 투쟁을 통해 3백40명의 인력 감축 계획을 저지하고 오히려 인력을 20여 명 충원한 바 있다.
이런 1공장의 경험은 다른 공장으로 확대돼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 강도 강화에 시달리게 될 것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해고 위협에 처할 것이다. 그리고 머지 않아 해고의 화살은 정규직의 심장을 겨눌 수 있다.
따라서 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우선 해고에 반대해 함께 싸워야 한다. 비정규직지회도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한시 하청 노동자들의 해고에 반대하며 그들을 노조로 조직해야 한다.
이 같은 정규직·비정규직의 단결이야말로 2라운드 투쟁을 준비하는 데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1공장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 경험은 25일간의 1라운드 투쟁에서도 빛을 발한 바 있다.